《김대유 교수 칼럼》

청소년 성매매와 부모의 생활지도

▲ 김대유 교수

[세종=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순천경찰서 역전파출소 순경 조은수의 기고(한국타임즈, 10.11)에 따르면 2016년 한해 여성가족부에서 경찰청에 통보한 성매매에 악용이 우려되는 채팅 앱이 39개에 달하고 있으며, 이들은 별도의 성인인증 절차 없이 운영됨에 따라 가출청소년의 접근이 쉬워 감금, 성매매 강요 등 제2차 범죄까지 이어질 우려가 높다고 한다.

2015년 서울 관악구 봉천동 14세 여중생 살인사건을 비롯하여 2016년 5월에는 스마트폰 채팅 앱을 이용한 성매매를 통해 만난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현금을 강탈하는 등 강력사건이 다수 발생했다는 뉴스도 있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5년간 청소년 성매매로 검거된 인원이 3,678명에 이른다. 2012년 1048명, 2013년 823명, 2014년 760명, 2015년 710명으로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필자가 상담했던 사례 하나가 떠오른다.

어린이 티가 아직 가시지 않은 여중 1학년 성미는 ‘원조교제’라는 핑게로 성폭행을 당했다. 낯모르는 아저씨에게 두 차례나 몸을 팔고 40만 원을 받았고, 그 돈은 고스란히 매춘을 시킨 친구들 손에 들어갔다.

인터넷에 원조교제 매춘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그에 응한 아저씨를 소개한 친구들은 성미의 몸을 팔고 받은 40만 원의 화대를 몽땅 챙겼다. 성미가 함정에 빠진 것은 컴퓨터 때문이다.

자신의 집에 있는 pc가 고장 나서 사용할 수 없게 된 성미는 친구 미림이네 집에 가서 ppt를 작성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사용하던 중에 컴퓨터가 다운되었고, 그 책임은 성미에게 돌아갔다. 이튿날 수리를 하려면 20만 원이 필요하다는 미림이의 말에 성미는 고민에 빠졌다.

저녁식사 자리에서 성미는 엄마와 아빠를 흘끔흘끔 쳐다보며 조심스럽게 컴퓨터 수리비 얘기를 꺼냈다. 무심코 듣고 있던 아빠가 벌컥 화를 냈다.

“그건 네 책임이 아니야, 어떻게 컴퓨터가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중에 고장이 나니? 어차피 망가져 있던 것이 틀림없다. 수리비 20만 원도 미림이가 뒤집어씌운 거야. 그 애는 정말 질이 나쁜 아이구나. 성미 너는 그냥 있어. 돈줄 필요 없다.”

“엄마가 뭐라고 했니? 미림이 같은 나쁜 친구들 사귀지 말라고 했잖아. 왜 또 그 애랑 어울리니?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미림이네 집에까지 가서 컴퓨터를 해? 내가 못 살아.”

사실 성미의 부모님은 신중하지 못했다. 아이가 컴퓨터 수리비용을 요청했으면 부모님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를 분석했어야 옳았다. 한 가지는 문제의 동기를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결과에 대해 책임져주는 것인데 성미의 부모님은 돈을 달라는 동기(motive)에 대해서는 올바른 판단을 했으면서도, 결과 즉 돈 문제에 이르러서는 나 몰라라 한 것이다.

동기를 파악하고 교육적 훈계를 했으면, 미림이네 부모님과 전화 통화하여 어떻게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줬어야 했다. 그런데 부모는 책임을 회피했다.

자녀 상담에서 ‘완결구조’는 그래서 중요하다. 무엇이든 아이가 문제를 제기하면 그 문제에 대해 최종적인 답을 해주어야 한다. 성미의 부모님은 답변으로 돈을 주든지, 돈을 못 주면 못 주는 상태에서 그 문제의 해결자가 되었어야 옳았다.

자녀 상담의 완결구조란 Yes든 No든 상대방이 수용할 수 있는 답을 주는 것이다. 교사의 생활지도 역시 마찬가지다. 완결구조가 중요하다. 10대에 학교폭력 가해자 경험을 한 아이들이 20대로 성장하면서 절반 이상이 전과자가 된다는 한 전문조사기관의 통계가 떠오른다. 안타까운 일이다.

김대유 교수  dae58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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