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구리를 개구리답게 살게 할 수는 없을까

시민의 공복이 시민을 고발하는 세종시의원 안타깝다

행복도시 시민들의 최대 논란거리로 부상하는 있는 중앙공원 마스터플랜 계획(안). 중간아래에 공생의들 논 예정부지가 있다..(독자제공 자료사진)

[세종인뉴스 발행인 김부유] 지난 22일 오후 세종경찰서에서 현직 세종시의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세종시민 C씨를 기자가 만났다.

세종시 최대의 온라인 포털 까페 '세종닷컴'에 현직 박영송 시의원(더불어민주당, 새롬동 거주)의 중앙공원 개발 방식에 대해 비판 글을 올린 시민 C씨는 이날 행복도시 주민들의 엄호(?) 속에 세종경찰서에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영송 시의원은 지난 2013년 4월 15일 세종시의회 본회의장에서 5분 연설을 통해, ‘정부 세종청사 앞 장남평야를 보존할 것'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에 제안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날 공식발언을 통해 “현재 정부는 200만㎡에 이르는 장남평야를 매립해 2018년까지 국립수목원과 중앙공원으로 조성하려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곳을 인공적으로 개발하기보다는 논으로 보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2013년 박영송 의원의 이런 주장과 맞물려 ‘이해찬 의원실은 그해 5월 31일 장남평야 금개구리 서식지 실태파악’ 명목으로 세종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충남녹색연합, LH 세종본부 등의 참여 속에 ‘금개구리 집단서식처 보존’에 대한 진행과정을 설명 받은 바 있다. 이후 중앙공원 계획은 갈팡질팡하면서 시민들간 첨예한 갈등을 촉발시키고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가와 논 등에 서식하는 토종 금개구리의 모습(세종인뉴스 자료사진)

행복도시 문제에 밝은 시민 Y씨는, 행복도시 시민 대다수가 거주하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협의회’와 순수 시민들로 구성된 ‘중앙공원바로만들기시민모임’ 등은 "시민이용형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반면, 이해찬 의원과 이춘희 시장을 지지하는 시민 중심으로 구성된 금개구리 보존에 무게중심을 둔 '생태도시시민협의회'는 "생태습지(논)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첨예하게 갈등과 반목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22일 경찰에 출두하는 시민 손태청씨를 응원하기 위해 함께 경찰서를 방문한 행복도시 시민들(사진=세종인뉴스)

한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세종특별본부(LH)는 시민들의 반발 여론에 대해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해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세종시)과, 이춘희 세종시장(더불어민주당)도, 15명의 세종시의원(15명 중 9명 더불어민주당 소속) 누구도 행복도시 시민들의 요구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공원 개발 공청회에서 이용형 중앙공원을 원하는 행복도시민들이 공원내 논 조성을 반대하고 있다.(사진=세종인뉴스)

이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송 의원과 윤형권 의원은 다른 인터넷언론사를 통해,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 글에 대해선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런 식의 매도는 폭력과 다르지 않다”고 반발했다. 또 같은 당 윤형권 의원 역시 “익명으로, 근거도 없이, 내 주장과 다르다고 해서 타도의 대상으로 삼아 비방과 명예훼손을 일삼는 네티즌은 세종시에서 사라져한다”며 “법적으로 철저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자 역시 지난해 총선과정과 이해찬 의원 의 이른바 '돼지똥 황제갑질 민원' 대한 기사 보도 과정에서 익명을 가장한 수많은 시민들로부터 악의적인 글로 매도당하고 폄하를 받았지만 일일이 법적대응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언론 역시 사회적 공익성과 함께 선출직 권력 못지않은 책임감 있는 공적 역할이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옳은 기사였지만, 악성 비난과 비판을 감수한 것이다.

그러나 행복도시 시민들의 중앙공원 이용계획에 대해 시민들의 불만사항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는 현직 시의원에 대해 ‘비난과 비판’의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글을 올린 시민을 경찰에 고소해 법적 판결을 구해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시의원이 있어 안타깝고 우려스럽다"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이번 '시민고소' 사건은 행복도시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22일 오후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세종경찰서에 출두한 시민 손태청씨가, 삼권분립의 한 축인 입법을 담당하는 현직 시의원이 사법기관에 시민을 고소해 법적 판가름을 구한 일에 대해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시의원을 역임한 기자의 생각으로는, 광역시의원인 박영송 의원이나 윤형권 의원은 포털에 게시된 글에 대해 격분하면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언론발표를 하기 이전에 중앙공원 만들기에 대한 수많은 시민들의 의사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민원에 대한 아픔이 무엇인지, 요구가 무엇인지 들어보고 균형 있는 발언으로 시민대표로서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선출직의 기본사명’을 먼저 돌이켜 보아야 옳을 일이었을 것이다.

기자는 취재과정에서 만난 연서면 주민 H씨가 한 말이 여운에 남는다.

“금개구리요? 그 개구리가 장남평야 일부에서 공원으로 둘러싸인 논에서 보호받고 자생한다고요? 봄이면 트랙터로 논을 갈아 업고, 물을 대서 모를 심고 거기서 생산한 쌀을 무공해라고 LH나 행복청 등을 통해 손쉽게 홍보 행사하며 판매하고, 금개구리가 그 틈새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을까요?"

지난 봄 맑은 물이 흐르는 햇볕이 따뜻한 개울가의 봄날 논에 산란한 개구리 알이 부화를 기다리고 있다.(세종인뉴스 촬영)

시민 H씨는 차라리 그 금개구리 서식지를 자신이 살며 농사 짓는 논으로 보내주면 자신이 직접 관리하고 금개구리가 개구리답게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며 웃었다.

기자는 사설을 쓰면서, '산이 있고 개울물이 흐르는 논과'중앙행정기관과 아스팔트 도로에 포위돼 있는 중앙공원 한 켠의 금개구리 보호 서식지(논) 중 어느 곳이 그 귀한 개구리의 삶에 유익할 것인지 되묻고 싶다'는 시민의 말과, '힘없는 시민을 경찰에 고소한 시의원의 행동'이 함께 떠올랐다.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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