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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유 교수의 중년의 온도〕 몸④ 베이커낭종 & 오십견

〔김대유 교수의 중년의 온도〕

몸④ 베이커낭종 & 오십견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교수(교육학 박사)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교수] 무릎 뒤 안쪽 관절이 심상치 않았다. 어느 날부터 손으로 물혹이 만져지면서 스멀스멀 공포가 밀려왔다. 혹시 이것이 말로만 듣던 슬관절낭종? 통증이 심하지는 않았지만 무릎을 꿇고 앉으면 무릎 뒤쪽 접혀지는 관절 부위에 낮으면서도 묵직한 아픔이 느껴진다.

의사가 주사기로 몇 번을 뽑아냈지만 일주일이면 도로 물이 차올랐다. 일단 사기가 푹 꺾였다. 치강을 잃고 다리 골절에 치루까지 경험하면서 근근이 지나온 오십대가 아니었던가? 그런데 이젠 무릎마저 속을 썩이는가. 낙담한 나는 단골 정형외과 원장님 앞에 죄인처럼 앉았다.

“치료방법은 수술밖에 없어요. 전신마취를 한 후 무릎을 열고 들어가서 찢어진 인대를 꿰매는 것이에요. 하실래요? 재발? 물론 재발 가능성도 있지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베이커 낭종이라고 부르는 슬관절낭종은 무릎의 뒤쪽 오금 부분에 관절액이 관절로부터 새어 나와 고여 있는 물혹이다. 어린시절에도 발생하지만 대부분 성인에게 오는 병이다. 낭종이 생길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혹이 커지면 아픔을 느끼고 무릎을 구부릴 때마다 불편하다.

나 같은 경우는 새벽 등산 중에 넘어지면서 무릎이 깨진 적이 있는데 그 때 끊어진 무릎 뒤 안쪽 인대의 상태가 악화된 경우다. 헬스클럽에 가서 체지방을 재면 베이커 낭종이 있는 왼쪽 다리는 체지방이 제로로 나올 때도 있다. 그냥 미이라 다리인 것이다. 그런데 이게 심해지면 곱게 베이커낭종으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관절내 병변으로 발전하여 반월상 연골 파열, 관절염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게 되어 어찌하든 손을 봐야만 한다. 골치 아픈 일이다. 원장님께 다시 물었다.

“그럼 어찌해요? 수술 안받고는 안되나요?”

“그래? 그럼 그냥 달고 살아요. 수술받아도 어차피 재발율이 높아서, 잘 달래가며 사는 것이 나을 수도 있어요”

나는 다시 산에 갔다. 병을 얻은 산, 넘어졌던 바위 앞에서 나는 다리에게 말을 걸었다. 진지하고 비장하게 말했다.

“너에게 앞으로 십년의 기회를 줄게. 다리를 펴고 당기는 ‘다리 쿠샵’(자칭)을 백번씩 3번, 300번을 매일 빠지지 않고 해줄거다. 10년 안에 낫지 않으면 전신마취하고 널 수술할거야. 알았지?”

세종인뉴스 자료사진(사진은 킥복싱 선수들의 경기장면으로 기사 내용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다리는 내 협박에 말이 없었지만 그러지 말라는 말도 없었다. 그래서 다리 쿠샵을 매일 시작했다. 3년이 흘렀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밤톨만 한 비교적 큰 편에 속했던 베이커낭종이 완전히 사라졌다가 다시 생기고 또 다시 사라졌다가 작게 나타나는 현상이 반복되었다.

지금은 완쾌 수준은 아니지만 엷고 넓게 만져지면서 현저히 호전되었다. 몸이 많이 피곤하고 과로하면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지만 평소에는 혹이 만져지지 않는다.

십년을 기약했지만 삼년만에 치유에 성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나는 가끔 연골을 쓰다듬어주면서 칭찬을 해준다.

“네 덕분이다, 나는 겨우 스트레칭을 해주었을 뿐이지만 네 스스로 치유해준 공이 크다. 고맙고 예쁘다.”

좋은 일은 문밖을 나서지 않지만 나쁜 일은 천리를 간다는 속담처럼 그 무렵 함께 온 질병이 오십견이다. 오십견은 넓은 의미에서 어깨의 통증과 어깨관절의 운동범위 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대체로 50대부터 흔히 발생해서 오십견이라 부르고 종류도 여러 가지여서 개인마다 증상이 다르다.

어깨관절이 얼어붙었다는 뜻으로 동결견(frozen shoulder)이라고도 한다. 어깨관절의 운동성이 소실되기 때문에 옷 입기, 머리 감기, 물건 들기 등의 일상생활에 많은 어려움이 유발되며 통증으로 인해 잠을 못 자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한다.

백과사전에 따르면 오십견은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오십견과 외상이나 골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 뇌졸중 등 다른 질환에 병발되어 발생하는 이차성 오십견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오십견이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오십견은 노화현상의 하나로서 관절낭의 유연성이 소실되고 구축되어 어깨를 올릴 때 짧아진 관절낭이 관절운동을 불편하게 하고, 어깨주위의 근육이나 인대, 힘줄 등에 무리가 생겨 통증이 발생한다.

오십견이 힘든 것은 통증만이 아니다. 하루종일 무지근한 아픔이 어깨로부터 전신을 안개처럼 감싸고, 극심한 무기력증을 유발한다. 나는 이제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자조감이 들고 시든 꽃처럼 희망이 사라진다. 나는 3년의 시간을 어깨통증과 동반했다. 다행히 왼쪽이라서 일상생활이 최악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역시 의사는 내 증상을 회전근개증후군으로 진단하고 전신마취 후 수술하여 회전근개봉합술을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다시 어깨와 대화를 나누었고 어깨에게 3년의 시간을 주기로 합의(?)했다. 스트레칭을 시작하고 단골 한의원을 다니면서 보존적 치료를 병행했다.

나는 내 어깨증상을 저절로 낫는 자가회복질환(self limited disease)으로 자가진단을 내린 것이다. 3년 후 내 어깨는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내 어깨를 함께 위로하며 침을 시술해준 한의사는 고맙다는 내게 참 겸손하게도 이렇게 말했다.

“김선생 어깨는 시간이 흘러서 저절로 낫은 겁니다. 나는 함께 있어준 것 뿐입니다”

김대유 교수 프로필 : 교육학 박사,경기대학교 초빙교수, 한중교류촉진위원회 공동대표,경기도교육청 정책자문위원, 대한교육법학회 이사

칼럼니스트 김대유 교수  dae58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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