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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 되기

[칼럼] 좋은 엄마(Good Enough Mother) 되기

김미영 박사(상담학 박사)

[칼럼니스트 김미영 박사] 유난히 긴 이번 여름 장마는 아침부터 비를 불러온다. 조금은 쳐진 마음을 달래며 출근을 서두른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한 아들이 시험을 앞둔 시점이라 그런지 축 쳐진 어깨와 지친 뒷모습이 보인다.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고부터는 꾸중도 칭찬도 크게 의미가 없음이 느껴지면서 엄마로서 바라봐주고 기다려주는, 혹 필요한 것이 있으면 조용히 채워주는 그런 엄마로 살아보기로 마음먹는다.

엄마는 그런 것 같다. 모두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엄마는 아이가 남들보다 우수하게 빨리 가주길 바란다. 그러나 아이는 급하지도 않고, 넘어지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하고, 서 있기도 하고, 때론 상처에 아파하기도 하고 그렇게 자기 길을 걸어간다.

이 모든 걸 지켜보는 난 시릴 때가 많다. 독립된 개체인 나의 아들이 수많은 시련이 도사리는 사회에서 잘 버티고 살아가야 하기에 미리 해결해 줄 순 없다. 그냥 든든한 버팀목으로 잘 지지해줄 수밖에는...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고부터는 꾸중도 칭찬도 크게 의미가 없음이 느껴지면서 엄마로서 바라봐주고 기다려주는, 혹 필요한 것이 있으면 조용히 채워주는 그런 엄마로 살아보기로 마음먹는다.

엄마이면서 동시에 나는 많은 아이와 교감을 나누는 교사이다. 학교 현장에서 늘 교사로 살아가는 나는 학기가 바뀔 때마다 많은 학부모들의 상담을 받는다. 학부모들은 대개 몇 부류로 나뉘어진다.

첫 번째, 학교에서 아이가 참 잘하고 있고 엄마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엄마. 두 번째 아이가 참 잘하고 있는데 아이의 잘함은 보이지 않고 엄마의 욕구만 앞서는 엄마. 세 번째 아이가 적응 못하고 있는데 엄마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경우이다.

교사로서 가장 힘든 학부모는 당연 세 번째이다. 아이가 적응 못하고 있는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엄마이다. 전화 통화도 되지 않고 문자를 남겨도 대답도 없는 경우이다. 모든 것을 학교에서 다 알아서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아동이 폭력적인 행동을 해도 학교에서 알아서 해결하고 엄마인 당신에게는 전화도 하지마라는 학부모도 있다. 아이의 문제가 엄마에게 연결되면 아이가 엄마에게 의존적이게 된다는 게 그 학부모님의 주장이다. 이 시기의 아이는 엄마에게 당연히 의존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는 시기이다. 정말 아이를 생각한 것인지, 나의 편의성을 생각한 것인지 진지하게 자신을 성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동에게 가장 버거운 엄마는 누구일까? 아마도 두 번째의 경우일 것이다. 아이의 잘함은 보이지 않고 엄마의 욕구가 앞서는 경우이다.

이런 아이들의 특징은 학습능력은 괜찮으나 특별한 이유 없이 늘 자주 배가 아프고 두통을 호소하며 지쳐 보인다. 이것을 심리학에서는 ‘신체화’라고 한다. 신체화는 자신의 힘든 감정이나 정서가 몸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병원에서 처방받아 약을 먹어도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이런 엄마들은 아동에게 애정과 관심을 넘어서 집착하는 수준이 되어 있는데 정작 엄마 자신은 잘 모른다. 어렸을 때 엄마의 해결 하지 못한 욕구를 아이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이 존재 자체보다 엄마의 욕구가 앞서면 아이는 숨통이 막힐 정도로 힘들고 답답하지만 엄마의 욕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마음의 아픔을 몸을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아이보다 엄마의 욕구가 앞서면 아이의 힘듬은 보이지 않고 아이의 부족한 면만 눈에 보인다. 어머님들의 눈에 아이의 힘듬이 자주 보이는가? 아니면 아이의 부족한 면이 자주 보이는가? 어머님들 스스로를 잘 성찰하시기 바란다.

교사로서 이런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참 밝아야 할 시기에 늘 어둡고 힘이 없다. 공부를 잘 하지 않더라도 늘 밝고 당당한 아이가 있고 참 잘하는 데도 어둡고 힘들어하는 아이가 있다. 첫 번째 아이들은 대체로 자존감이 높다. 누가 더 행복하게 살아갈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주제다.

아이는 아이 존재 자체로 인정받고 지지 될 때 아이의 마음 속에 있는 보물이 나오게 된다. 혼을 내거나 윽박지르거나 해서 아이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남발하는 칭찬도 아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그럼 아이를 변화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로저스는 중요한 상담자의 태도 3가지를 진실성, 무조건적 수용, 공감이라고 했는데 이 중에 엄마와 아이와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나는 단연코 진실성이라 생각한다. 

모든 생명체는 내가 진실 되게 아끼면 나의 눈빛이나 말하는 태도, 음성이 바뀌게 마련이다. 오늘 하루 자녀를 대하는 나의 눈빛이나 말하는 태도는 어떠하였는가? 오늘 하루 몇 번이나 자녀랑 눈을 보고 대화를 하였는가? 나는 진심을 담아 자녀와 대화하였는가? 

요즘 아이들은 마음이 아프다. 엄마의 따스한 눈길이 그립다. 토닥토닥 토닥여주는 엄마의 손길이 그립다. 그리고 엄마의 진심을 담은 따스한 말 한마디가 그립다. 

잘나가는 학원을 찾고 잘 가르치는 과외 선생님을 찾는 그 에너지를 이제는 아이에게로 전환해서 아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지 아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어야 할 때이다. 더 이상은 마음 아픈 아동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김미영 칼럼니스트  beauti1@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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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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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o 2020-07-29 10:43:11

    참 와닿는 글입니다. 저는 어떤 부모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오늘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와 대화를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합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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