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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부실늑장 감사로 530억대 군통신 부정 규명 못해징계시효 지나 징계 못한다더니·3년 전 감사원 조사사실 확인돼

감사원의 늑장감사로 530억대 계약 부정’ 징계도규명도 못했다 

 KT, 2016년 국방통합망 사업의문의족집게제안서로 결과 뒤집었다

[세종인뉴스 차수현 기자] 감사원은 늑장, 부실감사로 530억대 군 통신망 사업 계약 관련 부정행위에 대해 징계도, 진상규명도 못했다.

감사원은 지난 9월, 해당 비위행위는 확인되었으나 징계시효가 지나 징계를 못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이미 3년 전 해당 사업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도 감사를 미뤘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는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군과 감사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및 질의 응답과정에서 확인됐다.

지난 9월, 감사원은 국군지휘통신사령부(이하 지통사)가 2016년 530억대 국방광대역통합망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평가로 KT에 혜택을 준 사실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지통사는 입찰에 참여한 KT와 SKT의 기술능력을 평가하면서, 훈령에 맞지 않는 잘못된 산출식을 적용하고, 장비 식별 정보 미공개에 따른 감정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KT에 특혜를 줬다.

그 결과, 정당한 평가가 이뤄졌다면 SKT로 갔어야 할 계약을 KT가 가져가면서 77억 가량의 예산이 낭비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평가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실무자와 직속 상급자 2명을 특정했지만, 시효가 끝나서 징계처분을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담당 군무원의 비위로 530억 짜리 사업의 낙찰자가 뒤바뀌는 중대한 입찰 부정이 저질러졌음에도 단 한명의 징계도 없었던 것은 바로 감사원의 ‘늑장감사’ 때문이었다.

제안서 평가일(2016.2.15.)을 기준으로 징계시효(3년)가 지났다는 감사원의 계산은 맞다. 그러나 감사원은 2016년에 이미 해당 계약 내용을 조사했었다는 사실을 쏙 빼놓았다.

감사원과 국방부 등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5월 감사원 소속 감사관 3명이 3일에 걸쳐 지통사를 방문해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자료수집 등의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후 무슨 이유에서인지 감사는 중단됐다.

감사원은 당시 조사가 ′16년 감사원이 실시한 「주요장비 등 물품 구입 및 관리실태」 감사를 위한 자료수집 차원에서 이뤄졌고, “감사중점에 맞지 않아” 실지 조사 없이 감사 DB에 올렸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주요장비 등 물품 구입 및 관리실태」 상의 감사개요에 서술된 감사목적과, 최종 감사결과에 국방통합망사업과 매우 유사한 ‘무선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사업 정량평가 업무 부당 처리’(전남교육청)는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이러한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감사원은 다음 해인 2017년 국방부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포상제한자에게 포상수여를 한 행위”, “복지예산 잔액을 복지점수로 재배정한 행위”, “관사입주자에 전세금을 대부한 행위” 등 비교적 경미한 수준의 비위들에 대해선 무려 31건의 처분요구를 하면서도, <감사 DB>에 잠자던 ‘국방망’ 사건은 끝내 외면했다.

그리고 2년이 흘러, 공교롭게도 담당자들의 징계시효가 완성되고 난 후 실시된 첫 국방부 「기관운영감사」의 첫 번째 지적사항으로 올랐다. 감사원이 강조하는 “중요도에 따른 감사대상 선정”이 이뤄지지 않은 배경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문제는 ‘늑장’ 감사가 실무자들을 징계하지 못한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늑장감사는 필연적으로 ‘부실’감사를 불러왔다. 징계 시효를 지나 착수된 감사는 계약 업무의 맨 아래에서 부당업무를 처리한 이들이 불이익을 두려워하지 않고 ‘꼬리’를 자처할 수 있게 했다.

결국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했고, 그저 실무자들의 실수와 부주의로 500억 짜리 계약의 승자가 바뀌었다는 점을 밝힌 것이 감사원이 내린 최종 결론이었다. 실무자들의 ‘부당처리’와 특정 업체의 ‘혜택’ 사이의 연결고리를 파헤친 노력은 감사결과에서는 찾기 어렵다.

심지어 감사원은 감사기간(′19.3.28~4.24일) 중 열렸던 ‘KT 화재원인 규명 청문회’(4.17.)에서 일부 주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반영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KT 청문회에서는 KT가 비밀리에 운영했던 ‘군, 경, 고위공무원 출신들로 이뤄진 경영고문’ 명단이 공개됐다.

이때 14명의 경영고문 중 가장 장기간 최고 급여(月1,370)를 받은 인물이 바로 통신병과(科) 최고 보직을 섭렵했던 남궁균 예비역 소장이었다. 문제의 국방망 사업 관리기관은 지통사였지만, 주관기관은 합참지휘통신부이고 통제기관은 국방부 정보화기획관실이었다. 이들 부서 및 부대의 책임자는 통신병과 고위 장교들이 돌아가며, 또 물려가며 맡는 자리였다.

감사원의 감사결과만 잘 살펴봐도 실무자의 실수나 부주의만으로 치부할 수 없는, 조직적 비리의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KT가 ‘족집게’ 제안서를 제출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특급기술자 비율 100%이다.

당시 KT는 모든 작업을 특급 기술자로만 하겠다는 상식 밖의 제안을 했다(KT: 227명 전원 특급; SKT: 특급 115, 고급 191, 중급 30, 초급 145). 그리고 계약 실무자는 ‘상식 밖의 제안’에 만점을 주는 산출식(소요인력이 아닌 투입인력 기준 적용)을 적용했다. 이와 더불어 국방부는 훈령을 어기고 산출식이 들어간 <세부 평가표>를 비공개토록 조치했다.

요약하면, KT는 군이 “특급 아닌 기술자가 한 명이라도 더 투입할수록 감점”되는 이상한 산출식을 적용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이라도 한 듯 특급 기술자에 ‘몰빵’하는 제안서를 냈고, 국방부(정보화기획관실)의 이례적인 비공개 조치로 이 사실을 알 길이 없었던 SKT는 부당한 감점을 당했으며, 그 결과 SKT는 KT에게 사업을 빼앗긴 것이다.

그리고 감사원은 3년 전 제보를 통해 이런 의혹들 중 대부분을 확인하고도 징계시효가 끝날 때까지 감사를 미뤘던 것이다.

이철희 의원은 “감사원의 늑장, 부실감사로 500억대 군 발주 사업의 업체가 뒤바뀌고, 70억이 넘는 예산이 낭비된 이 사건의 실체는 규명되지 못했다”며 “계약 부정에 더해 감사원의 늑장, 부실감사 경위도 철저하게 조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차수현 기자  chap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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