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20대총선 선거구획정 

여야 밥그릇 지키기에 선거구획정 무산

▲ 선거구획정 시한 13일, 결정될 수 있을까(사진은 국회 본회의장)

[국회=세종인뉴스/자체] 김부유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독립기구인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이하 획정위)는 8일 오후부터 자정을 넘겨가며 회의를 열었지만 또다시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산회했다. 지역구 숫자를 최종 확정해 발표하겠다며 지난달 24일과 이달 2, 6일에 이어 이번까지 4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여전히 '소득'없는 시간만 축낸 회의로 마무리 했다. 오는 13일이 국회에 선거구획정안을 제출해야 할 법정시한인 점을고려할 때 이제는 그야말로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지역구 구역·경계 조정 등 세부 획정작업을 하려면 적어도 닷새가 필요해 법정시한을 지키는 것은 이미 물리적으로 어렵게 됐다는 예측이다. 헌법재판소가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2대1 이내로 바꾸라는 입법기준을 제시한 지 만 1년이 돼가는데 그동안 정치권의 이해득실에 밀려 제대로된 선거구획정안을 만들지 못하고 허송세월만 한 셈이 되었다.

20대 총선 선거구 획정에 대한 합의안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비례대표를 현행대로 유지한 채 농어촌 지역구를 확보하는 방안으로 국회의원 정수를 현 300명에서 303명으로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크게 일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복수의 선거구 획정 기준안을 정개특위를 통해 최근 새누리당 측에 비공식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의 안에는 현재 3백 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1% 범위 안에서 늘리는 방안과, 국회의원 정수는 그대로 둔채 선거구 인구 기준 상하한선을 조정해 농어촌 지역 선거구 축소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개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김태년 의원은 새누리당이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만 계속할 게 아니라 해결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야당이 비례대표 의석수에 집착하기보다는 하루빨리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밝혀진 선거구획정 문제와 관련하여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대표는 현재 54석을 유지하고, 대신 지역구를 현재 246석에서 249석으로 늘려 농어촌 지역으로 배분한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태년 의원은 "의원정수를 고정시키면 해법을 못찾을 수 있기 때문에 약간은 탄력성을 가져야한다"며 "최소 범위로 의원정수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바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의원정수를 1석이라도 늘리는 것은 국민적 여론에 비추어 볼 때 절대 불가하다는 완강한 입장을 고수해, 새정치민주연합측의 복안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야당이 의원정수 303명, 304명을 거론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국민 정서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 반(反)개혁"이라며 "유일한 해법은 비례대표를 줄이고 지역구를 늘리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미 여야 정개특위 간사가 의원정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바 있고,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 반대여론이 워낙 완강해 새정치민주연합도 공개적으로 의원 수를 늘리는 방안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도 연일 마라톤 회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지역구 선거구 수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하고, 정치권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농어촌주권지키기 여야 의원 모임 새누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농어촌‧지방 국민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선거구 획정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선거구획정 제출 시한이 코앞인데 정치권이 묵묵부답의 태도로 일관하며 농어촌‧지방을 죽이는 선거구 획정방안을 묵인하고 있다”며, "여·야 지도부가 농어촌의 요구를 담은 협상 결과물을 빨리 내놓아야 한다"며 "정치권의 단일된 요구가 없는 상황에서 획정위가 기존 입장대로 246석 내외로 지역구 수를 발표하면 우리는 더 강경한 투쟁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헌법재판소는 2014. 10. 30.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의 인구 편차가 3대1에 달하는 것은 위헌”이라며 공직선거법 제25조 제2항에 대하여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헌법재판소 2014. 10. 30. 결정 2012헌마190·192·211·262·325, 2013헌마781, 2014헌마53(병합)]. 헌법재판소는 “인구편차 상하 33⅓%를 넘어 인구편차를 완화하는 것은 지나친 투표가치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으로, 이는 대의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아니하고, 국회를 구성함에 있어 국회의원의 지역대표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국민주권주의의 출발점인 투표가치의 평등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다는 결정을 내린바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여야 할것 없이 선거구획정과 국회의원 정수를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에 연결하며, 이전투구를 하고 있어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정치불신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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