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예산안 통과와 쪽지 예산의 위력

특정예산통과 위력 발휘한 국회의원의 힘

▲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국회=세종인뉴스] 김부유기자 = 지난 3일 국회가 정부 예산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각 상임위원회와 예결산특별위원회 간 긴박하게 쪽지가 오간 행보가 극심했다.

특히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거쳐 정해진 2016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을 보면,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췄다며 상임위원회로 지정된 보건복지위원회(새정치민주연합, 위원장 김춘진)가 중요성을 판단해 증액을 결정한 다수의 보건의료 및 복지 관련 예산이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복지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이 정부안 대비 2784억원 가량 증가한 55조8437억원으로 확정됐다. 여기에는 보육예산 1912억원, 생물테러 및 신종감염병 대응예산 133억4000만원, 장애인 등 취약계층 지원예산 455억원, 보건의료예산 56억3000만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이 같은 결과는 당초 복지부 예산을 1차 심의・의결한 상임위 보건복지위원회가 승인한 1조5265억원 증액결정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국가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지원하는 국고지원액을 과소 편성한 3728억여원과 메르스 사태로 인해 집중조명을 받고 있던 핵심사업인 포괄간호사업비에 대한 추가예산 100억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또한 흉부외과 분야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구심장센터 건립을 위한 30억원 증액예산도 소리없이 사라졌다.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추가예산 76억원과 권역별 공공보건의료지원을 위한 11억6200만원, 시도 감염병관리본부 60억원 증액분 역시 모두 사라졌다.

환자안전관리체계 구축예산 55억원, 응급헬기 등 응급의료 이송체계 지원금 62억5000만원, 국가암관리사업 운영 지원금 30억원, 기타 신종감염병 등 감염관리 관련 예산에 대한 복지위 증액요청도 삭감되거나 일부만이 반영됐다.

여기에 당초 2억5000만원 증액으로 결정됐던 대구한방의료체험타운 조성은 10억원으로 증액됐고, 순천 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6000만원, 철원・세종・서초・구례・의성 지역자활센터 신규설립 5억원, 중부권통합의학센터 건립 10억원 등 예산지원 지역이 확정되거나 새로이 편성됐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 담당 사무관은 이날 국회에서 "이른 바 쪽지 예산으로 통과된 예산안은 각 의원실마다 할 수 있는 일이지만, 특히 지역자활센터 신규 설치 예산액 5억원을 확보한 부분은 전국 5곳으로써 예산증액을 통해 이루어진 것을 알고 있지만 5억원 갖고는 3개소 정도만 지원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총선과 지역구 의정보고회를 앞두고 각 의원실마다 보도자료를 내어 신규 자활센터를 설치하는 것으로 확정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보건복지부의 방침은 '예정된 대로 전국 지자체를 통해 응모한 사회복지법인 등에 대해 오는 18일 서울중앙자활센터에서 심사하고 연말쯤 신규설치 허가 여부를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또 보건복지부 담당사무관은 현재 자활센터 신규설치에 관해 "전국 어느 곳도 확정된 바가 없다"면서 "예산은 확정됐지만 설치여부는 보건복지부의 결정사항이고 이 또한 심사 규정에 맞아야 하며 심사위원회의 서류 및 면접 규정에 따라 선정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세종시의 신규 자활센터 설립과 관련되어 보건복지부에 응모한 법인은 보건복지부에서 설립허가를 받은 참여정부 시절의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이사장으로 있는 모 사단법인이다.

B모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참여정부 시절 이해찬의원이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때 고위공무원을 지내다 마지막 보건복지부 장관직을 수행했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임명장을 받은 인물이다.

자활센터 신규설치 예산을 무리수를 둬가며 확보하려한 진정성이 의심받는 대목이다. 또한 이미 보건복지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국책공모 사업에 전,현직 참여정부 국무위원들이 관여하는 모양새가 되버린 이해찬의원의 국비확보 홍보 보도물은, 보건복지부의 공정한 공모사업 심사를 의심받게 하고 탈락하는 관련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와 강원도의 세종시발전 관련 행정 협조에 금이가게 될 우려가  크다.

응모 대상지 선정에 관한 심사는 다음주 금요일 18일에 실시될 예정이지만 이해찬의원실의 홍보 보도자료대로 '국회 예결산심의위원회 쪽지예산'으로 증액한 예산을 확보하여 지역까지 결정을 했다면, 이미 확정이 된 공모사업을 심사하는 체 하는 보건복지부가 전관예우라는 오명을 쓰며 전직 각료들이 좌지우지 하는 국정이 될 것이다.

전국 대다수 국회의원들이 국비확보 관련한 예산은 '모두 자신들이 노력하여 확보했다'고 하는 선거의 계절이 돌아왔다.

그러나 국민의 소중한 세금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위한 예산확보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쪽지 예산증액까지 요구할 정도로 절실한 예산은 시민 전체가 국민 전체에 이익이 되는 예산을 확보할 때 시민의, 국민의 박수를 받을 수 있다.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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