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과의 아름다운 동행

39사단 신병교육대 고요한 병장, 적응 어려움 겪는 훈련병위해 휴가 반납

[육군=세종인뉴스/자체] 김부유 기자= 부대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훈련병을 위해 휴가를 반납하며 수료식까지 함께한 육군 장병이 있어 연말연시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제39보병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조교임무를 수행중인 고요한(22세) 병장.

▲ 39사단 훈련병을 위해 휴가까지 반납하며 함께한 고요한 병장

고 병장은, 지난 11월 신병교육을 위해 입소한 한 모(22세) 훈련병이 저녁 청소시간에 막사의 테라스에서 혼자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당직계통 보고와 함께 상담을 시작했다.

입대전까지 단체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한 훈련병은 여러 가지 많은 변화가 요구되는 군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 이때부터 고 병장은 중대의 최고 선임병으로서 한 훈련병의 부대 적응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일과 후의 개인정비 시간을 할애해 훈련병과 함께 산책을 하고, 몸이 아파 입실을 할 때에는 옆에서 밤을 새우기도 했다. 또한 부대밖으로 진료를 가는 날에는 한 훈련병과 함께하기 위해 인솔 조교를 자처했다.

이러한 고 병장의 열정과 진심어린 성의에 한 훈련병도 마음을 차츰 열었다. 힘들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항상 고 병장을 찾았으며 고 병장은 새벽에 초소근무를 하고 피곤한 상태에서도 아침부터 한 훈련병과 함께 산책을 하고 같이 식사를 하는 등 ‘멘토’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갔다.

그러던 중 지난 12월 28일 정기휴가를 나가기로 되어있던 고 병장은 30일 예정되어 있는 한 훈련병의 신병수료식까지 같이하고 싶다며 휴가를 반납해 한 훈련병의 수료식을 함께 했다.

또한, 수료식전날 있었던 20㎞ 행군도 “휴가기간이니 행군에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는 중대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같이 동고동락한 훈련병들과 끝까지 함께하고 싶다며 나서, 행군대열에서 처진 훈련병들의 군장을 대신 메고 대열에 합류시켰다.

왜 휴가를 반납 하냐고 묻는 간부들에게 고 병장은 “휴가는 당연히 가고 싶지만 나를 필요로 하는 훈련병이 있다면 책임지고 정예 육군 신병이 되게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며 “입대전 군인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던 훈련병들이 5주간의 훈련을 거쳐 수료식을 할 때는 당당한 육군의 모습으로 태어나는 것을 보는 순간, 육군 조교로서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들의 수료식을 보기위해 부대를 찾은 한 이병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을 위해 군인 아저씨가 이렇게 많은 도움을 준 줄 오늘 처음 알았다.”며 고 병장의 손을 잡고 연신 ‘감사하다’는 말을 이었다.

신병수료식장에서 당당한 육군으로 거듭난 한 이병을 꼭 껴안아 주는 고요한 병장의 눈가는 촉촉이 젖어있었다.

▲ 39사단 훈련병을 위해 휴가까지 반납하며 함께한 고요한 병장과 부대원들

고 병장은 평소 고 반장으로도 불린다. 부대의 힘들고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기 때문이다. “나무의 가지치기, 고장난 시설과 장비들 수리, 2년여 동안 고 병장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들이 없다.”고 같은 중대의 행정보급관 전성헌 상사는 말한다.

또, 지난 11월초 고 병장의 소속부대로 전입와서 후임병으로 함께 복무중인 김성은 이병은 “어제 행군을 마치고 몸이 좋지 않아 의무실에서 잠을 잔 한 이병이 고 병장님과 함께 있고 싶다고 해, 옆에서 밤을 새워가며 지켜주는 모습을 보고 정말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한 이병의 수료식을 마치고 휴가를 떠날 법도 하지만 고 병장은 또 신병교육대 교관, 조교들이 펼치는 ‘눈가리고 총기분해결합 대회’에도 중대 대표로 출전해 1등을 차지했다.

이뿐 아니다. 고 병장은 39사단에서 만든 2015년을 돌아보는 성과분석 영상에도 주위 사람들의 추천으로 병사 대표로 출연해 한해의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새해 1월 21일 전역을 하는 고 병장은 대구카톨릭대학교 1학년 재학중에 군에 입대했는데, “군생활을 하면서도 많은 인생의 지침들을 얻는 것 같아 6개월간의 전문하사에도 지원했다며.” “더 군 복무를 이어가고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 39사단 훈련병을 위해 휴가까지 반납하며 함께한 고요한 병장이 훈련병을 안아주고 있다

편집국장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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