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 일 하는 선진화법 마련

선진화법으로 무법 상태 국회

[국회=세종인뉴스] 김부유기자 = 정의화 국회의장은 21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현안문제로 대두된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국회 선진화 법안 개정과 선거구획정등이 난마처럼 얽힌 국회의사당 앞 빨간 적신호가 들어와 있다(사진=세종in뉴스 김부유기자)

정 의장은 국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경제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하고 선거구가 없는 무법 상태를 만든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 의장으로서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그동안 속 시원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아 참으로 안타까웠다며, 여당을 비롯해 많은 의원들이 의장이 결단을 해서 직권상정을 하면 될 텐데 왜 안하느냐고 요구할 때 여당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인간적으로 매우 곤혹스러웠다면서, 국정을 뒷받침해야 하는 여당의 고충도 잘 알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지키는 국회의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며,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서 못하는 일도 있다고 곤혼스러운 마음을 내 비쳤다.

그는 또 입법부 수장이 불법임을 잘 알면서도 위법한 행동을 할 수는 없다며, 국회에서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해서든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해야 하며 이것이 현행법 하에서 의장이 직권상정을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자신의 입장에 대해 여당이 국회선진화법을 개정해서 직권상정을 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추진하고 있다며, 오죽 답답하면 그렇게 할까 하는 심정을 모르는 바 아니고 자신도 국회선진화법 개정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라고 밝혔다.

선진화 법안 제정 당시에도 자신은 반대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도 많은 문제를 노정했다면서 이 법이 통과되면 우리 국회가 무기력한 식물국회가 될지 모른다는 당시의(선진화 법안 반대할 때) 걱정이 기우(杞憂)가 아니었다고 했다.

정 의장은 현행 국회선진화법은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말하면서 19대 국회가 끝나기 전에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고쳐서 20대 국회를 맞도록 하는 것이 19대 의원 모두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에서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은 선진화법의 문제점을 잘못 짚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선진화법에서 위헌소지가 가장 큰 부분은 의회민주주의의 기본인 ‘과반수 룰’을 무너뜨리고 60%가 찬성해야 법안이 통과되도록 한 점을 지적했다. 또한 선진화법에서 의장의 직권상정 요건을 엄격히 제한한 것을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즉, 60%의 찬성이 있어야 ‘안건 신속처리제도’ 적용이 가능하고, 법사위원회에 묶인 법안을 본회의에 부의하려 해도 다시 상임위에서 60% 찬성을 요하는 것 등이 지금의 식물국회를 만든 주요한 원인이고, 따라서 해법은 ‘신속처리제도’가 실제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60%를 과반수로 개선하고, 법사위가 법안 체계자구 심사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법조항을 개정하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의장의 직권상정은 국회의 정상적인 심의절차에 대한 예외 규정으로서, 그 요건은 매우 엄격하게 규정되고 해석되어야 한다며 직권상정이 남용된다면 여야 간 대립을 심화시키고 상임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선진화법 개정은 ‘국회 운영에 관한 룰’을 바꾸는 것으로 여야의 충분한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밝히며,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지난 67년 동안,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회운영절차에 관한 법을 어느 일방이 단독 처리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무시하고 이를 여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면 앞으로 국회 운영이 원만하게 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정 의장은 현행 선진화법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면서도 여야가 공히 수용할 수 있는 내용의 ‘일하는 선진화법’ 중재안을 마련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 묶인 쟁점법안과 선거구문제를 하루빨리 처리하라는 국민들의 애타는 요구에 이제는 정말 대답해야 한다며, 국회의장으로서 분명히 이 쟁점법안들을 처리하지 않고 설을 맞을 수는 없다고 했다.

묵은 숙제(선거구 획정)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며, 무슨 일이 있더라도 쟁점법안과 선거구 획정을 설 이전에 해결해야 된다고 의장으로서 입장을 확고하게 밝혔다.

끝으로 정 의장은 새누리당과 더민주당 양당에 호소를 하며, 대승적으로 나라의 미래를 보고 국회를 바로 잡자고 했다.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반걸음씩만 양보한다는 자세로 자신의 중재 노력에 화답해주기 바란다고 절절한 심정으로 호소 한다고 했다.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저작권자 © 세종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