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밀감 세종에서 생명을 얻다

"영농조합 더 줌" 강인자 대표

▲ 가공은 기술이다 라는 신념으로 농산물 가공사업에 진출한 강인자 대표

[세종=세종인뉴스] 김부유/기자= 제주특별자치도를 상징하는 제주밀감은 오랜 세월 제주를 찾는 육지의 관광객들 선물 구입 1호가 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러나 최근 해외 직구 수입 과일 등이 싼값에 대형 유통매장을 통해 공급되면서 우리 농산물 제주밀감의 명성은 예전만 못하고 심지어는 제주 현지에서 수확한 귤을 폐기처분하는 일까지 종종 일어나기도 해 귤 경작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제주 감귤 생산 농가들이 감귤을 생산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폭락으로 인해 생산비용에도 못미치는 가격으로 감귤을 출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농가소득 보전이, 장기적으로는 물류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낙과된 귤을 가공하여 새로운 신상품으로 가공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표준소득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은 잦은 비로 인한 품질 저하와 함께 경쟁 과일의 작황호조로 생산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 폭락 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지감귤의 평균 경락가격은 2015년 10월 극조생 상품 첫 출하 이후 빠르게 하락해 2016년 1월 7일 기준으로 10kg 들이 1상자당 8900원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생산농가의 어려운 실정에 직면한 제주밀감이 뜻밖에도 제주도와 바다를 사이에 둔 중부 내륙의 중심지역인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했다.

과잉 생산과 가격 폭락으로 폐기처분 될 뻔한 귤이 세종시의 북부권역에 속한 전의면 유천리에 있는 작은 가공현장에서 새로운 상품으로 탄생된 것이다.

농업법인 더 줌(대표이사 강인자)에서는 제주 현지에서 껍질 등에 상처가 나거나 외형상 상품성이 떨어지는 귤을 1일 10ton 규모로 제주에서 직접 들여와 농한기에 수입이 없는 세종시 전의면 현지 주부들이 모여 귤을 가공함으로써 농가소득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 하루 반입량이 10ton에 이르는 귤을 가공하여 1일 3ton씩 생산하는 가공과정

기자가 찾은 지난 8일 전의면 유천리 귤 가공 현장에는 20여명의 주부들이 귤껍질을 벗기며 분주한 손길을 놀리고 있었다.

전의면 거주 홍영숙씨는 "귤껍질을 부지런히 벗기면서 이런 일자리가 생겨 너무 좋다"며 "농한기에 가계살림에 보탬이 될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좋고 같은 동네 주부들과 함께 일을 하니 너무 즐겁다"고 말하자 함께 일하는 주부들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동의를 하며 즐거워했다.

실제로 전의면 일대의 주부들이 농한기 뿐만이 아닌 일상 시기에도 적게는 20여 명에서 많게는 30여 명의 일손으로 참여해 지역 주민 소득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열심히 귤껍질을 가공하는 주분 한분은 "세종시에서 기업유치 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일자리가 진짜 마을 소득증대에도 도움이 되는 사업인 것 같다"며 "세종시에서 이런 일자리를 많이 발굴하여 지원하고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 상한 껍질을 제거하고 싱싱한 알맹이만 추출하여 재 가공할 수 있도록 준비된 귤

세종시 영농법인 더 줌(주) 강인자 대표는 "우리 농산물은 대체적으로 20~30% 정도 낙과(열매가 떨어지는 것)가 나오기 때문에 일반 농가에서는 대부분 낙과된 과일들은 정상적으로 팔 수 없어 폐기 처분하는 사례가 많다"고 언급했다.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한 강인자 대표는 평소 '가공은 기술이다'라는 생각으로 낙과로 나온 농산물을 가공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팔 수 있는 일을 생각하고 즉시 실천에 들어갔다.

▲ 직접 가공한 주스를 권하는 강 대표

강인자 대표와 함께 일을 하는 주부들의 손길이 닿은 감귤 등은 가공력이 투입되는 순간 프리미엄급 음료로 탄생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취재 중 직접 만든 주스 음료를 시음해 본 기자는 그 맛에 감탄을 했다. 물 한방울 섞이지 않는 감귤 주스의 맛은 일품이었다.

또한 가공되고 남은 귤 껍질은 퇴비로 활용되는데 EM활성화로 일반 비료에 못지 않은 양질의 천연 퇴비를 생산하여 각 농가에서 서로 가져가려고 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끝으로 강 대표는 "세종시에서 직접 출자하여 만든 로컬푸드 직매장에 현재는 1차 농산품만 팔고 있지만 점차 2차 가공 농산품들도 전시판매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또한 "자신이 큰 일은 못하지만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해소시켜 주기 위해 노력하고 전국의 농민들을 위한 농산품 가공식품들을 만들고 연구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라며, "귤 뿐만이 아닌 딸기 등 다양한 농산물을 가공 기술을 통해 애써 지은 농산물이 헛되이 버려지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시의 새롭게 태어나는 제주감귤, 가공은 기술이다' 라는 강인자 대표의 말이 세종시 로컬푸드의 새로운 이정표를 보여주는 듯하다.

▲ 가공 후 하루에 나오는 귤껍질을 친환경 퇴비로 만들기 위해 산더미 처럼 쌓아 놓고 있다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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