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은 원칙이 없는가

[세종=세종인뉴스] 최태호/중부대 교수= 요즘 정치판을 보면 여야를 막론하고 욕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국회의원 공천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듣고 있으려면 짜증만 난다.

▲ 최태호 칼람리스트/중부대 교수

유승*이 어떻고, 이해*이 어떻고 하면서 갖은 추측과 입장을 발표한다.

얼마전 세종시에 있는 시의원들이 ‘세종시는 더불어민주당 무공천지역’으로 해달라고 청원을 했다고 한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현실이다. 불과 몇 주 전에 같은 당 임상전 의장이 탈당한다고 하니 난리를 치며 곧 죽일 것처럼 이를 악물고 물고 늘어지지 않았는가? 집에 찾아가서 각서를 들이밀기도 했다.

똑같은 현상인데 이해찬 의원한테 하는 행위는 전혀 반대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세종시에서는 공천하지 말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해찬씨가 당선되게 해 달라는 것이다.

떡 줄 사람은 생각하지도 않는데 자기들끼리 의원을 만들려고 한다.

참으로 가관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그들만의 당인가, 아니면 이해찬 의원의 사당인가? 떠나가는 임상전 의장을 그렇게 미워하더니, 똑같이 당을 떠나간 의원을 그리도 목이 메도록 애타게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 누구는 불륜이고 누구는 로맨스인가? 교언영색의 표본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슬프기 그지없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는가? 경선에 떨어진 사람은 승복할 줄 알아야 하고, 공천에 떨어진 사람은 당을 위해서 물러날 줄도 알아야 한다.

물론 당의 공천이 모두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은 서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말이 나온 김에 한국어 공부 좀 해야겠다. ‘더불어민주당’이 무슨 말인가? ‘더불다’라는 불완전동사가 ‘민주당’이라는 명사와 어울릴 수 있는 단어인가 묻고 싶다.

“더불어 함께 잘 살자!”, “더불어 가자” 등과 같이 동사와 어울릴 수 있는 단어이지 명사와 어울릴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파괴를 이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한민국의 정당이 ‘낯설게 하기 위하여’ 우리말을 스스로 파괴한 것인가? 한 때 초등학교 시험에서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은?”이라는 문제에서 학생들이 답으로 작성한 것이 '침대'였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라고 하는 모 회사의 광고 카피로 인해 아이들의 가구에 관한 정보가 잘못 입력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를 관형사로 잘못 인식할 수도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나라가 나라다워지려면 이름이 정확해야 한다.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정체성이 없어진다. 최근에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IS가 좋은 예다.

다른 나라에서는 ‘다에쉬’, 혹은 ‘디에쉬’ 등으로 부른다.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왜 굳이 대한민국의 언론은 IS라고 부르는가? 그들이 무서워서 그렇게 하는가? 아니면 남들이 그렇게 부르니까 그리 불러주는 것인가? 주체성이 없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이전에 나라의 안위를 생각하고, 당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이전에 세종시의 발전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2016년에 임진왜란 직전의 당파싸움을 보는 것 같아 몹시 슬프다.

봄은 오고 있는데 가슴에는 찬바람이 인다.

박승철 기자  baks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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