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지역위원장 단수 추천’ 찬반 없이 임명키로

조직 분열로 지역위원회 당원 사당화 촉진 결과 낳아

▲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자료사진)

[국회=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차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대표 김종인, 이하 더민주)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위원장 오제세, 이하 전준위)는 최근 전국적으로 실시한 지역위원장 후보 공모에서 후보가 단수 추천될 경우 찬·반 투표 없이 곧바로 지역위원장에 임명하는 방향으로 당규를 개정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해 혁신위가 내놓은 권리당원의 지역대의원 선출권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오제세 전준위 위원장은 지난 1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역위원장 후보가 1명이면 바로 지역위원장이 되는 것으로 13일 전준위에서 확정했다"라고 말했다. 또 오 위원장은 "(권리당원의 지역대의원 선출권과 관련해) 전준위에서 논의하고 있다"라며 "아직 (선출권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지역위원장 선거와 관련해, 더민주 당규에는 "(지역위원장) 후보가 단수인 경우 (대의원, 권리당원 등의) 유효투표의 과반수 찬성으로 당선인을 결정한다(당규 제8호 18조 2항 2호)"는 내용이 담겨 있다. 전준위는 이 항목을 삭제하기로 했다.

전준위의 이 같은 결정은 더민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아래 조강특위) 제안에 따른 것이다. 이언주 의원(조강특위 부위원장)은 "일부 지역에서 찬반투표로 인한 부작용이 있었다"라며 "(투표 과정에서) 반대 세력 때문에 분열되고, 이로 인해 조직이 와해돼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지역에서 새누리당에 지는 경우가 생겼다. 대표적인 곳이 안산"이라고 설명했다.

이언주 의원은 "(권리당원이 지역대의원을 뽑는) 권리당원총회의 요건이 현실적이지 않다"라며 당규 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당규에는 "권리당원총회는 해당 지역위원회의 권리당원 총수의 20% 이상이 출석해야 투표의 효력이 인정된다"라고 나와 있다며, 이 의원은 "전북 일부 지역의 경우 권리당원 수가 1만 명을 훌쩍 넘는데 거기에 20%면 2000~3000명 이상이 총회 현장에 나와야 한다"라며 "총회 소집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으니 조강특위에서 전준위에 해당 당규의 검토를 제안했다. 당규의 해당 항목을 삭제할지, 다른 대안을 마련할지는 전준위에서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지역위원장 단수 후보 찬반투표 폐지와 권리당원의 지역대의원 선출권) 모두 시·도당 사무처장 회의에서 '현장에서 문제가 많다'며 만장일치로 조강특위에 건의한 것"이라며 "조강특위도 이 건의가 타당하다고 생각해 전준위에 당규 개정의 필요성을 제안했다"라고 덧붙였다.(기사출처:오마이뉴스)

한편 더민주 세종시당 역시 지난 총선 경선에서 당의 공천 결정에 반발하여 탈당한 이해찬 의원이 무소속 출마했다.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공천했던 시장, 시의원 및 임명직 시당 당직자 등이 당의 결정에 불복하여 일부가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한 이 의원 선거를 도왔다. 게다가 대다수 당직자와 시장·시의원은 탈당하지 않은 채 해당 행위를 강행하며 이 의원의 선거운동을 했다.

▲ 20대 총선 세종시 국회의원 전략공천으로 출마한 문흥수 현 세종당위원장 직무대리(자료사진)

당시 더민주의 전략공천을 받고 세종시 국회의원에 입후보한 문흥수 후보는 당의 결정에 불복한 시당 핵심 당직자들은 물론 시장을 비롯한 세종시 권력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이 의원 진영의 해당 행위 당원들로 인해 선거운동에 극심한 곤란을 겪은 바 있지만 17일간의 선거운동을 통해 10.6%의 득표를 했다.

더민주당 소속 시장과 시의원 등을 비롯한 세종시에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핵심 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서 문 후보자를 돕지 못하던 가운데 나온 결과여서 더민주 중앙당은 문 후보의 득표율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의원이 직접 지시를 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최근 세종시 더민주 소속의 당원들에 대해 개인정보 동의 없이 이 의원의 세종시 사무실 P모 비서 명의의 휴대전화로 “더민주당 세종시당 윤리심판원에서 해당 행위를 한 당원에 대한 징계 결정은 불법”이라면서 자료를 수집했고, 또 자신들이 만든 SNS 밴드 공지사항으로 한솔동에 사는 당원자격 정지의 징계를 받은 B모 당원 명의로 ‘더민주 당원 성명서’를 만들어 이 의원에 대한 복당을 촉구하고 현 시당위원장과 사무처장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 세종시당 권리당원이었던 천용기 전 조직국장과 윤형권 시의원이 참석한 이해찬 후보 선대위

이에 대해 더민주 권리당원인 L 모씨는 '공당인 더민주당 지역당과 시당을 사유화'한 것에 대한 반증으로 “누가 위원장이 되든 사무처장이 되든 자신들이 당의 결정에 불복해 탈당하고 대규모로 해당행위를 하는 것은 정당하고 남이 하면 잘못된 것 인양 스스로의 불법적인 정당 활동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전체 당원들의 뜻을 왜곡 오인케 하는 것으로 정치도의상 지탄받아 마땅하다"면서 "편가르식의 정치는 더 이상 용납되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역위원장 선출과 관련해 "전준위 결정은 타당하다"며 "권리당원 역시 당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입당한 것이 아닌 시장과 국회의원·시의원이 다수 당선되어 덕을 볼 생각으로 총선을 대비해 입당한 해바라기성 당원도 상당수"라면서 "이런 우려를 고려한 현명한 결정(단수추천 임명)이다"라고 말했다.

차수현 기자  chap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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