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유 교수 칼럼》

2017년 대통령 선거와 교육논쟁

▲ 반세기 학교를 지배한 결핍동기의 교육과정과 입시를 끝내고 생활력을 기를 수 있는 성장동기의 교육을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다. 2017년 벚꽃 대선에서 그 공론의 장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교육부 청사=세종인뉴스)

[세종=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칼럼니스트 김대유 교수= 존 F 케네디의 부친 조셉 케네디는 대통령의 아버지이자 영국대사를 지낸 정치인으로 유명하지만, 아들을 위한 교육투자가로서도 명성이 높다.

그는 영국대사 등을 지내며 임지를 옮길 때마다 일찌감치 아들 존 F 케네디를 동반하여 정치적 감각을 익히게 하고, 최고의 교육을 통해 명문 하버드를 진학하도록 배려하였다. 조셉 케네디의 일화는 이 땅을 살아가는 보통 아빠들을 주눅 들게 한다. 부와 권력과 명예가 낳은 성공신화이기 때문이다.

사실 조셉의 화려한 아들교육 이면에는 가난을 극복하고 부를 쌓아 정치적 기반을 마련한 케네디家의 저돌적인 ‘결핍동기(deficiency of motive)’가 작용한다. 가난을 이기고 성공하기 위해 오로지 “1등을 하라! 2등 이하는 패배다!!”라는 경쟁교육의 가훈을 설정했던 케네디家는 가난한 아일랜드 이민세대였다.

1세대는 장사를 하여 부를 쌓았고, 그 부를 통해 2세대인 조셉 케네디에게 고급 교육을 받게 하여 관료로 출세시켰다. 정부 관료가 된 2세 조셉 케네디는 3세대인 아들 존 F 케네디를 대통령으로 길러냈다. 케네디家의 부와 권력, 명예는 3대에 걸쳐 형성되었다.

이처럼 케네디家의 가정교육은 이후 미국의 성공하는 자녀교육의 모델로 자리 잡게 된다. 그러나 핏줄 속에 아버지 세대의 결핍동기가 모두 가시지 않은 탓인지는 몰라도 존 F 케네디의 내면은 늘 불안에 가득 차 있었다.

“부의 축적→관료적 기반→정치 대통령”이라는 등식을 통해 태어난 미국 특유의 성공신화답게 화려한 정치적 성과를 거둔 이면에는 늘 저항 없는 방황과 대결의식으로 일관하며 우울증을 앓았다.

젊고 패기에 찬 모습 뒤에 감춰진 여성편력과 방탕은 스캔들을 양산했고, 이후 그는 케네디가의 사람들에게 암살의 비극과 어두운 삶의 그림자를 유산으로 남겼다. 돈과 권력을 통해 쌓게 된 자본주의 가정교육이 갖는 양면성이다.

결핍동기는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배고픔(hungry)에서 비롯된다. 가난과 천대를 딛고자 하는 집착이며 욕망이다. 흔히 박정희 대통령이나 히틀러의 성공신화를 결핍동기의 예로 들지만 인간은 누구나 결핍에 처하면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욕구를 느끼게 마련이다.

근대화 과정에서 한국의 부모들이 보여준 자녀교육의 방식은 케네디家의 신화를 닮았다. 가난을 딛고 부를 축적하면서 삶의 기반을 쌓았던 한국의 재벌 1세대는 2세대 자녀들을 일류대학에 진학시켰다. 정몽주家의 아들 정몽준은 서울대를 졸업했고, 이병철家의 아들 이건희는 와세다 대학에서 수학했다.

3세대 자녀들 역시 일류대를 진학하거나 거의 모두 외국유학의 길을 선택했다. 부의 축적은 대단한 교육열을 발현시켰고, 교육적 기반을 통해 2세대들은 정치의 길로 나아갔다. 가난을 이기기 위한 결핍동기는 부를 축적하고, 그 경쟁의식은 고스란히 자녀교육에 반영되었다. “2등은 필요 없다, 오직 1등이다”를 외치는 삼성의 이건희 회장에게서 느껴지는 의식은 긍정적이고 협동적인 성장동기(growth of motive)가 아니라 참호에서 돌격 앞으로! 를 외치는 절박한 결핍동기이다.

이 땅에 독재의 그림자를 남기고 탄핵정국을 불러일으킨 박정희家의 불행은 국민의 아픔으로 이어졌고, 국민의 노후 연금까지 빼앗아 가서 배를 불린 이건희家의 삼성신화는 젊은이들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들 모두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외면하면서 청문회와 특검에 불려나갈 때 우리의 2세교육은 앞으로 어떠해야할지를 생각한다.

반세기 학교를 지배한 결핍동기의 교육과정과 입시를 끝내고 생활력을 기를 수 있는 성장동기의 교육을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다. 2017년 벚꽃 대선에서 그 공론의 장을 만들어 봤으면 좋겠다.

김대유 칼럼니스트  dae58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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