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1]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 표기에 대하여 듣는다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로부터 듣는 한자교육

[서울=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서정분 기자= 지난해 12월 30일 교육부는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표기에 대한 기준을 발표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그동안 초등교과서 한자표기를 추진해 오던 “한국언어문화정상화추진회”는 환영의 뜻을 표했다.

세종인뉴스는 교육부 발표에 따라 초등학교 입학 예정이거나 학부모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언어문화정상화추진회(이하 추진회)의 김경수 중앙대 명예교수”와 서면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내용이 전문적이고 긴 점을 감안해 본지는 2회에 걸쳐 인터뷰 내용을 소개한다.

지난 2일자 기사에 이어 2회 인터뷰 기사를 가감없이 싣는다.

-그런데 이 번의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표기 방침으로 학습부담이 늘어나고 사교육이 증폭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답: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큰 부담없이 덤으로 문자교육 하나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학습 부담과 사교육 문제에 대하여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2개 학년에 걸쳐 300자를 배우는 것은 관심만 가져도 될 수 있는 정도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한글 맞춤법이 얼마나 어렵습니까 영어 교육이 그리 쉽습니까 이에 비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의 노력은 어느 교육이나 필요합니다. 그걸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은 보석같은 언어교육을 포기시키는 행위입니다.

그러나 대신 한자를 앎으로써 다른 언어나 개념을 쉽게 알 수 있어 학습에 도움이 될 것이므로 학습 부담이 늘어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사교육 문제는 한자 표기가 없는 지금도 상당 수의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해요. 그만큼 한자교육이 필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요. 이번 조치에 따라 연간 150자 정도의 한자를 배워야 하는데 사교육 욕구를 제도권인 학교 교육에서 흡수하게 되므로 사교육은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습니다.

▲ 언어교육은 어릴 때부터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다. (사진=세종인뉴스)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한자교육이 위헌 판결을 받았다고 하는데 무슨 내용인가요?

답: 어허! 한자나 한자교육이 위헌판결을 받은 것이 전혀 아닙니다. 일부에서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하고 있어요.

한글전용으로 나가는 나라의 어문정책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2012년 국어기본법과 교육부의 교과용도서 규정들이 위헌성이 있다고 판단되어, 이 규정들에 대하여 위헌 청구를 하였어요. 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2016년 11훨 24일 위의 조항들이 ‘한자를 배제한 상태에서 문자생활과 문자교육을 하게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하면서 그러므로 ‘이 규정들이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없다‘ 며, 위헌 청구를 기각 또는 각하하였습니다.

위의 조항들이 한자를 배제한 것이 아니므로 위헌이 아니라는 판결입니다. 그러나 이 판결은 결과적으로 위의 조항들이 ’한자를 배제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확인 시켜 준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묘한 행정행위나 꼼수로 한자 교육을 핍박할 수 없고 그런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헌재는 ‘한자를 국어과목의 일환으로 가르치지 않고, 한자 내지 한문을 필수과목으로 하지 않았다’고 하여 ‘교육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판결에 대하여 9분의 재판관 중 4분은 중.고등학교에서 한문은 필수과목으로 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판결이 이러한데 그 사람들은 마치 한자와 한자교육이 위헌 판결을 받은 것처럼 오도하고 있어요. 이 판결의 어디에도 한자교육을 해서는 안 되며 위헌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들 이렇게 억지를 부립니다.

-교수님이 이끌고 계시는 한국언어문화정상화추진회는 어떤 단체인가요?

답: 우리 한국언어문화정상화추진회는 우리의 언어문화를 정상화 하고자 하는 학자들이 모인 단체입니다. 여기에는 조순 전부총리 정원식 전국무총리 등 학계 원로 20분의 고문과 58인의 언어를 전공한 대학 교수가 뜻을 모아 결성한 단체입니다. 한 나라의 문자 문제는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바라보는 국가적 대업이자 과제이지요.

우리 추진회는 그 첫 단계의 일로 초등학교에서부터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하여 가르칠 것을 줄기차게 촉구하여 왔습니다. 2015년 8월 발족한 이래, 그간 4차에 걸친 전국적인 학술 대회 및 선언문 발표회를 비롯하여 간담회, 1인시위 등을 통하여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를 병기할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또한 교육부에 4차에 걸쳐 간곡한 건의와 의견서를 올렸고 질의를 드린 바도 있으며 고위정책당국자와 면담도 가지면서 우리의 주장을 진언하기도 하였습니다.

▲ 지난해 12월 30일 교육부는 초등학교 교과서 한자표기에 대한 기준을 발표했다.(사진=세종인뉴스)

- 끝으로 국어에 대한 좋은 의견 한 말씀 남겨 주신다면?

답 : 국어는 국민의 정신적인 집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 속에 우리 국민의 삶과 문화와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따라서 국어를 넓고 깊게 확장하여 발전 시키며 국어를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을 밝히고 나라 사랑을 이루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소리글자인 한글과 뜻글자인 한자를 선조로부터 물려 받았습니다. 세계에 이런 우수한 문자체계를 가진 민족이 드뭅니다.

이 둘이 상생작용을 하여 우리의 문화를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결코 한글을 배척하지 않습니다. 한자는 한글이 지닌 소리글자로서 한계를 극복하도록 표의적인 면에서 한글을 보완해 줘야 합니다. 따라서 한자를 알면 한글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한글전용론자들은 오늘날 무분별한 외국어의 유입에는 수수방관하면서 오로지 한자를 배우면 한글이 죽는다고 주장합니다. 망국적 국수주의의 망령이라 생각됩니다.

함께 사는 길을 두고 홀로 살겠다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한글전용은 우리말의 폭과 깊이는 물론 확장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한글전용으로 우리말의 자리에 외국어가 들어와 앉아 있는 것을 보면서도 이에 대하여는 외면하고, 한자를 마치 죄인처럼 취급 하고 있습니다. 딱하고 안타까운 분들입니다.

저는 우리 추진회 회님들과 함께 일차적으로 초등학교에서 한글과 함께 한자교육이 정착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나아가 국민의 언어생활과 국어문화를 정상화하는 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지금까지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아무튼 초등학교에서의 한자교육이 우리 국어 발전과 국어문화의 진작을 위해 좋은 방향으로 추진되고 교수님이 뜻하시는 일이 좋은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서정분 기자  jbseo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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