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예방책은 CCTV 설치! 뿐?

아동학대예방책은 CCTV 설치! 뿐
-아동학대예방대책인가? 기본권 침해인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가 주관하고 류지영 새누리당 국회의원실이 주관해 열린 -어린이집 CCTV 합리적 운영방안에 대하여- 우리 아이들 행복권 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정책관계자, 학부모, 보육교사, 한어총 회원등 150여명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토론회를 주관한 류지영국회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 인사말

연일 보도되는 아동학대로 국민 전체의 관심이 쏠리고 있음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많은 의원들이 참석했으며, 보건복지위 간사를 맡고 있는 이명수 의원은 인사를 통해 ‘행사의 중복으로 늦게 참여했지만 2월 임시국회에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상정 시 토론회를 주관한 류지영 의원과 토론회 자료를 참고하여 실효성 있는 법안이 되도록 하겠다’고 피력했다.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새누리당 간사 이명수국회의원(아산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들을 계기로 국회에서 어린이집 내 CCTV 설치 의무화 관련 입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다양한 입장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어린이집 관련 전문가들은 CCTV 등의 규제만이 해법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는 상황이라서 앞으로의 입법 방향이 주목되고 있다. 먼저 김종필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정책연구소장은 “정부의 적절한 대안 마련은 아동학대의 원인에 대한 진단이 선행돼야 하지만, CCTV 설치 의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등 규제 신설 및 강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당장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는 정부 입장을 이해하지만 그동안 반복된 미봉책으로는 아동학대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정책연구소장은 “아동학대 근본 해결을 위해선 처우개선, 교육체계, 양성체계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학회나 한어총 등 다양한 곳에서 아동학대 대안을 제시한 것을 정부가 참고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정책연구소장은 “CCTV 설치로 상시 감시 받는 것 때문에 불안증세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교사들은 휴식공간이나 옷 갈아입을 공간이 없어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CCTV 설치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법 테두리 안에서 자발적으로 설치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쓰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 각 언론사의 취재 열기가 가득찬 토론회장

또한 “보육교사 국가고시제 시행처럼 자격제도를 손볼 바에는 현재 유보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육교사와 유치원 교사의 자격기준을 동일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여민혜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변호사는 CCTV 의무 설치 정책에는 법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여 변호사는 “CCTV 설치는 영유아 보호자들에게 당장의 가시적인 효과를 제공할 수는 있으나, 매우 단기적이고 대중적인 처방에 불과하다”며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위해 CCTV 설치를 추진할 경우, 영유아 및 보육교직원의 기본권 침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적절한 수단을 마련해야만 기본권 침해로 인한 위헌 소지를 피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헌법제판소 결정례(2005헌마137사건 등)와의 비교함으로써 영유아와 보육교직원이 교도소 수감된 수형자보다 더 감시가 필요한 대상이라고 볼 수 없음을 피력하여 현장에 참여한 보육관계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보육교사로 토론에 참여한 교사는 모든 교사들이 죄인 취급을 받는 현실을 원망하며 문제교사보다 진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 참된 교사를 보도해 달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김진희 씨는 “보육교사인 저는 예비 범죄자가 아니라 우리반 아이들의 엄마”라며 “CCTV 설치는 어린이집과 학부모 모두의 동의아래 설치되어야 하고, 모든 선생님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는 분위기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CCTV만을 파헤칠 것이 아니라 우수 어린이집을 보도해 부모나 어린이집에 귀감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교사는 “보육교사의 시각으로 본 현장 애로사항은 첫 째로 교사와 아동의 비율이다. 교사는 한명이지만 아이들은 많게는 20명을 돌봐야 한다. 보조교사 없이 혼자서 여러 명의 아이를 돌보기는 힘든 점이 많다”며 보육환경 개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학부모 토론자는 CCTV를 설치없이도 믿고 맡길 수 있는 개방형 어린이집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워킹맘으로 본인소개을 한 김유미 씨는 학부모 대표로 토론자로 나와 “제 아이들을 보내는 어린이집은 언제든지 학부모들이 가서 볼 수 있는 곳이다. 한 번도 부모들이 CCTV를 열람하겠다고 한 적이 없다”며 “CCTV는 대안이 아니고 보조일 뿐이다.

사각지대는 어디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씨는 “CCTV보다는 열린 교실, 개방형 어린이집이 우선이다. 어린이집이 먼저 문을 열고 언제든지 부모가 방문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씨는 “교사의 업무 범위를 정확히 해서 교사들이 업무 과부화에 걸리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며 “교사의 처우개선, 사회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모든 핵심은 교사의 자질과 인성에 있다. 아동학대의 문제는 원장과 교사가 연대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 대표인 차유미 씨는 “아동학대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해결할지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한다”며 “매뉴얼을 만들어서 교사도 학부모도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 윤정환 사무관은 “정부도 CCTV 설치 의무화 부분에서 초상권이나 자기정보결정권을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설치 필요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이 설정돼 도입 필요성을 느끼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갈지는 계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 사무관은 “규제 강화뿐만 아니라 어린이집 처우개선 등의 다양한 대책이 포함돼 준비되고 있다”며 “어린이집의 교사, 아이들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부분에서 매뉴얼을 만들어서 하나하나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 강릉원주 대학교 유구종 교수는 보육교사의 아동학대는 CCTV설치등으로 교사를 감시하고 신고 포상금으로는 일시적 효과는 거둘 수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될 수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유 교수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생태학적·관계적인 접근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과 배려의 환경이 되어야 하며, 관계중심적인 접근을 통해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유 교수는 아동학대행위자 현황표를 제시 ‘아동학대 행위자의 80%가 부모이다. 일상양육관련지도는 양육자도 가장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도 주로 일상양육(식사지도, 배변지도, 낮잠지도 등) 환경에서 많이 일어났다. 아동학대예방을 위해서 교사들은 영유아 발달에 전문적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현재 이원화 되어있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통합을 이루어야 하고, 교사 양성 과정에 대한 제도적인 개선을 통해 전문적 자질을 갖춘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daum.net 뉴스 공급사인 Cnn21방송 뉴스와 공동 보도 되는 기사 입니다.]

조양순 취재부장 rabit46701@han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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