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숫자를 늘리는게 혁신이라고?

국민적 여론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새정치 혁신안 발표

국회의원 1인당 연간 10억 원에 달하는 국민의 혈세를 지출하는 마당에 26일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가, 국회 예산 동결을 전제로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369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혁신위원장

혁신위는 또 국회의원 중 비례대표의 비중을 높이는 '권역별 소선거구-비례대표 연동제' 도입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발표한 5차 혁신안에서 "현재의 정당구조는 지역기반 거대 양당 독과점 체제에 머물러 있다"며 "새로운 선거제도는 민의를 근본으로 대의제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비례성 높은 선거제도를 도입하여 구조화된 다당제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은 기존 지역기반 양대 정당 독과점체제의 한 축을 이루어왔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엄청난 기득권을 스스로 내려놓겠다는 의미"라며 "새누리당이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혁신위는 중앙선관위가 지난 2월 25일 국회에 제출한 지역구 의원수 대 비례대표 의원수 비율을 '2대 1'로 맞추기 위한 개혁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역구 의원수 246명을 유지한 채 중앙선관위의 '2대 1' 의석비율을 적용하면 비례대표 의원이 123명으로 늘어야 해 전체 의원 정수가 369석이 돼야 하고, 현행 정수 300명을 유지할 경우 지역구는 46명이 준 200명, 비례대표는 100명이 돼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원정수를 늘릴 경우 국회 총 예산은 동결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그러나 국회의원 숫자를 늘리고 법에 정한 비서진과 보좌관 숫자등 및 의원실 운영에 따른 예산의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한 사정에서 이를 믿을 국민은 한명도 없을 것이다.)

정채웅 대변인은 "인구 대 대표(국회의원) 수를 고려했을 때 현행 지역구 의원수를 줄이는 것은 문제가 있고, 지역구 의원숫자를 200석으로 줄일 경우 농촌지역의 대표성이 약화되는 문제 점이 생길 수 있다"며 국회의원수 증원에 무게를 실었다.

'국회의원 증원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김 위원장은 "국회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입법활동을 제대로 하기 위해 현재 의원수가 합리적이냐는 의문이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나온다"며 "우리정치가 제대로 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발표한 것이 이번 안"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 일 하지 않는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적 비판 여론이 높은 국회의사당

그러나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 발표에 대하여 많은 정치 전문가들과 일반 시민들은 현재의 국회의원들이 일 하지 않는 국회로 낙인 찍히고 임기 내내 정쟁이나 일삼으면서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 받지 못하는 기관중 하나로 지탄받고 있는터에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려는 꼼수에 불과한 국회의원 숫자 늘리기는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라고 혁신위 발표를 비판 하였다. 또한 다수의 시민들은 현행 비례 대표제의 당초 도입 취지가 소수 약자와 전문성, 성별 차별등을 극복하는 등 좋은 취지에서 도입이 되었지만 각 정당의 비례대표제는 도입 취지와는 전혀 다른 계파별 안배와 공천헌금등 부작용이 더 많이 발생하여 비례대표제 제도 자체가 국민의 불신과 정치인들의 불신을 받고 있는터에 국회의원 증원은 그야말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밥그릇 지키기용 이라는 비판이 각종 SNS 상에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혁신위 발표에 대해 최근 탈당설과 신당행에 대한 보도가 잇단 가운데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은 26일 "당 혁신위원회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시대정신을 거스르고 있다"며 혁신위 해체를 요구했다.

▲ 현행 300명에서 369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촉구한 새정치민연합 혁신위

비노(비노무현) 성향의 부산지역 출신 3선인 조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비례대표 확대 등 국회의원 정수 증대를 골자로 한 5차 혁신안을 발표한 것과 관련, "당을 혁신하라고 혁신위를 만들었는데 혁신위가 당을 망치는 반(反) 혁신적 발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늘리는 것이 무슨 혁신이냐. 오히려 국민을 더 짜증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혁신위 주장도 결국 권역별로 나눠먹기를 하겠다는 뜻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혁신위는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웠지만 영남에서 제가 당선되고 호남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지 않았느냐"며 "국민은 더 이상 당이 아니라 후보자가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를 보고 투표한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이번 기회에 반혁신의 산물인 비례대표제를 없애야 한다"며 "그동안 비례대표제가 정파의 이익을 대변함에 따라 원래 취지가 변질돼 버렸다. 지금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지역주민의 선택을 받아 선출되고 있어 비례대표제는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례대표제를 없애고 지역주민들의 선택을 받아서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진정한 대의민주주의"라며 "의원정수를 (현재보다) 50명 가량 줄여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날 혁신위의 발표에 대하여 일부 정치부 기자들은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이 호남발 신당창당설로 당내 분위기가 혼란스럽고, 9월 정기국회를 기점으로 분당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회의원 증원등으로 흔들리는 당을 추스르고 당근을 제시하여 당 소속 탈당파들을 붙잡으려는 고육지책인듯 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였다.

▲ 최근 분당설등 신당 창당 문제로 위기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

세종인뉴스 기자  webmaster@sejong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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