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수 농가 크게 반발…지역경제 묵살하는 시행정 비난

시청 공무원 허접한 변명으로 일관

▲ 세종지역에 버젓이 재배되고 있는 무궁화(7~8년)의 단지 모습

[세종=세종인뉴스] 박승철 기자= 세종시(시장 이춘희)가 지난 5일 개최한 제71회 식목일 무궁화 심기행사에 사용된 무궁화 묘목을 타지역에서 구입한 것이 알려지면서 지역 조경수 농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춘희 시장은 후보시절 조경수 농가들에게 지역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조경수 관련 각종 공약을 내세웠는데, 해당 공약이 전의지역을 중심으로 조경수 농가들에게 많은 호응을 받으며 시장 당선에 지역농가들이 일익을 담당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 시장은 세종을 무궁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무궁화 관련 TF팀까지 별도로 구성하고, 첫 무궁화 묘목을 식재하는 행사에 쓸 무궁화 묘목을 지역 조경수 농가를 배제한 채 이 시장의 고향과 인접한 전북 정읍에서 구입해 지역 농가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묘목 생산의 고장 전의면 지역을 중심으로 조경수 농가들은 세종지역경제 활성화는 말뿐이고 이 시장의 고향인 전라도 지역 경제에 관심이 많은 것 아니냐는 뜬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번 무궁화 식재 행사를 담당한 담당공무원은 “세종지역에는 시에서 만족할 만한 묘목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타지역의 묘목을 구입했다”면서 “묘목 구입을 시에서 직거래하지 않고 산림조합에 용역을 줘 구입하게 됐다”고 변명했다.

담당 공무원은 또 “전의 지역의 조경수 농가들과 협의 및 자문을 구했으나 적당한 무궁화 묘목이 없어 타지역의 묘목을 구입했다”며 “시는 ‘무궁화 공원’ 조성을 위해 무궁화 꽃의 ‘색깔’이 매우 중요해 처음부터 어떤 색 꽃이 피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묘목을 구입하기 위해 이렇게 됐다”고 구입 배경을 설명했다.

▲ 세종시가 타지역의 묘목을 구입해 식재한 정도의 무궁화 나무가 전의면 한 농가에 재배되고 있다.

조경수를 재배하고 있는 주민 A씨는 “세종시 전의 조경수 단지에도 이날 행사에 식재한 규모 정도의 무궁화 묘목은 얼마든지 있는데 지역 조경수 농가들에게 문의 한마디 없이 타지역의 묘목을 구입했다”면서 “전라도 정읍지역의 무궁화 묘목보다 지역에서 묘목을 구입하게 되면 운송비가 절감돼 값싸게 구입할 수 있는데 굳이 전라도 지역의 무궁화 묘목을 구입하는 시청의 행정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크게 분노했다.

A씨는 또 “인근 농원에는 이번 식목일 행사 때 사용된 묘목 수령(7~8년)과 굵기(6~8㎝) 정도의 묘목을 3000그루 가량 재배하고 있다”며 “무궁화 나무는 약 2년 정도 키우면 꽃이 피기 때문에 7~8년 된 분도리 묘목의 꽃 색깔은 정확하게 알 수 있는데 꽃의 색을 이유로 타지역에서 묘목을 구입했다는 공무원의 답변은 잘못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의 지역의 조경수 농가들은 무궁화 묘목을 3000그루 이상 재배하고 있는 농가에 대해서는 대부분 알고 있는데 담당공무원은 도대체 어느 농가 누구와 협의했는지 어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시청 공무원과 지역 조경수 농가의 답변이 서로 상반되는 상항에서 여러가지의 정황을 종합해 보면 조경수 농가의 말에 일리가 있다.

한편, 세종시는 이번 식목일 행사를 위해 75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1400주의 무궁화 묘목 구입과 설계비로 사용했다.

박승철 기자  baksc@naver.com

<저작권자 © 세종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