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권 의원 시장에게 과잉 충성하나?

이춘희 시장은 일 잘하는데 공무원은 일 못한다?

▲ 긴급현안 질문을 하는 세종시의회 윤형권의원(초선, 한솔동)

[세종=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김부유/기자=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윤형권 의원은 31일 10시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세종시장을 대상으로 긴급 현안 질문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윤 의원은 “민선 2기 이춘희 시장 출범 2주년이 지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청춘조치원사업, 로컬푸드사업 등의 주요 현안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하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가고 있는 세종시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무엇보다도 집행부 공무원의 분발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현재의 세종시정은 이춘희 시장 홀로 "단기필마"로 이끌고 있다고 지적하며, 부시장 이하 실국장 등 간부공무원들의 안일한 근무자세와 부족한 의회 협력관계 등을 질타했다.

윤 의원은 단적인 예로 이번 추경 예산결산심의위원회에서 부결된 주요사업을 예로들며 "시장공약 사항의 하나인 세종문화재단 출연금 부결에 대해 세종문화재단이 올해 출범이 어렵게 돼 결국은 시민들의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집행부 공무원들의 안일한 대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전기자동차 사업도 금년도 당초 본예산에 6대분의 예산을 조정 결정했으면 국비도 그에 맞게 신청했어야 하는데, 의회와의 사전 조정을 무시하고 11대분의 국비를 신청함으로써 결국 이번 추경안 심사에서 삭감·부결되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윤 의원은 "한경호 행정부시장은 행정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안일하고 나태한 간부 공무원들의 자세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라고 언급하면서, 향후 조직의 활력을 높이도록 조직 재구성할 방안을 제시해 줄 것을 거듭 주문했다.

이날 답변에 나선 한경호 행정부시장은 "윤 의원의 질문과 질책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잘하겠다고 사과 발언을 했다. (시장이 추진하는 사업에 대해 예산을 심의·의결하는 의원이 공무원 잘못으로 예산수립이 부결되었다고 질책하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 윤 의원이 이날 긴급현안 질문이라고 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국 '이춘희 세종시장은 일 잘하는데 행정부시장과 실·국장 등 공무원들은 일을 못해 이 시장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다'는 해석을 갖게 해 "의원이 집행부의 수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 같은 당 소속의 시장을 칭송하고 공무원들의 능력은 평가절하하는 이상한 질문으로 변질되고 말았다"고 이날 장면을 지켜본 A모 공무원은 곤혹스럽다는 심경을 밝혔다.

▲ 지난 26일 제37회 임시회 예산결산특별위원(사진 오른쪽 아래부터 두번째 윤형권 의원)

더욱이 이날 윤 의원이 질문한 예산안 관련해서는 "자신이 예결위원으로 있으면서 성남고등학교 인건비 삭감 등을 주도해 관철시키는 능력을 발휘했지만 이 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업들에 대한 예산을 관철시키지 못하자 그 분풀이를 공무원 등에게 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T모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가막힌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또 "세종시청 전체 공무원들은 시장의 명을 받아 일하는 조직인데 어떻게 시장은 “단기필마”로 열심히 일하는데 1천 명이 넘는 공무원 조직은 일을 못 한다면 시장의 행정력 장악이 미흡하거나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면서 "그렇다면 의원으로서 시장을 질책해야지 시장의 명을 받아 일을 하는 공무원 탓을 하는지, 동료 의원으로서 '긴급현안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을 하는 것이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했다.

이날 윤 의원의 긴급현안 질문이라는 게 결국은 '시장은 일 잘하는데 공무원들이 일을 못 해 관련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시장의 공약사항을 조기 집행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시장의 입장을 에둘러 대변한 이상한 질문으로 끝을 맺었다.

지방의원들에 대한 정당공천제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 긴급현안 질문이었다. 또한 국회에 이어 지방의원에 이르기까지 막대한 행정권력을 가진 시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 그리고 감시라는 의회 본질을 망각한 패거리 정당정치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준 낯 뜨거운 지방의회의 모습이었다.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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