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용역 특수경비 인권사각지대

야간 5시간도 근무시간이다. 근무시간 인정하라!

▲ 정부세종청사 특수경비 조합원들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보장해 달라며 밤샘 농성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독자)

[세종=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세종인뉴스 차수현 기자= 지난 26일 국정감사 당일, 정부세종청사 용역비정규직 특수경비원 노동자로 근무하는 공공비정규직 노동조합원들이 국무총리실과 국무조정실 정문 밖 앞에서 노숙 농성투쟁에 돌입했다.

이들 특수경비원 노동조합원들이 당직 24시간 근무를 마친 후 귀가하지 하지 않고, 밤샘 근무로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노숙 농성투쟁을 벌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재 세종청사 특수경비 용역업체(씨앤에스자산관리)는 정부세종청사 청사관리소와 특수경비 및 안내사업으로 도급계약을 맺고 있으며, 용역인 특수경비원들의 근무형태는 주간, 당직(24시간), 비번, 비번(2013년 4월경부터 비번이 2회로 늘어남)으로 이루어져 있다.

▲ 휴대폰 수거함

청사 특수경비대에 근무하는 G씨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북핵 등 다양한 위협과 정부청사 보안사고 등으로 정부 청사의 근무기강확립이라는 명분 아래 소속 용역회사가 시대에 맞지 않게 특수경비원들의 휴대폰 수거를 공문서를 통해 지시했다"면서 "게다가 해당 공문에는 휴대폰 수거 지침사항이 포함된 근무위반 시 근무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며 분개했다.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세종지부장 김민재 씨는 "동일한 근무를 하는 정부세종청사 방호직 정규직 공무원은 야간수당과 시간외수당을 받는다"며 "특수경비는 용역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야간 5시간이 무급으로 설계돼 있어 인건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근로기준법 제50조(근로시간) 3항을 보면, 근로시간을 산정함에 있어 '작업을 위해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있는 대기시간 등은 근로시간으로 본다'라고 규정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 용역회사 측의 휴대폰 수거지침서(사진제공=독자)

청사 근무 특수경비원 K씨는 "근로기준법이 이러한데도 용역업체 사업본부와 정부세종청사 청사관리소 측은 특수경비원들이 당직 24시간 중 야간 시간에 자유로이 사업장인 청사 울타리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더구나 비상사태에 대비해 특수경비원들이 늦은 밤이나 새벽시간에 대기실에서 대기하다가 불시에 출동하는 훈련을 오랫동안 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24시간 근무 시에 22시부터 06시까지 야간근무시간(총 8시간)에 대해 2014년에는 3시간 무급이었던 것을 5시간 무급으로 변경했다"며 "실제 근무 시간과 근무 형태는 그대로인데 설계상 무급 휴게시간만 늘어났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이유로 정부세종청사 특수경비원들은 저임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측은 "정부세종청사의 경비 업무량이 증가돼 적정인력 확충이 필요한 실정이지만 예산을 이유로 적정인력은 확충되지 않고 계속 밀어내기식으로 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인력확충이 어렵다면 현재 인력을 제대로 배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어 "하지만 현실은 용역회사 행정지원인력, 필요 이상으로 배치된 상황실 근무자 등 현장특수경비 업무를 하지 않는 인원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2016년 과업지시서를 보면, 예전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던 특수경비 근무인원 편성이 '운용상 필요에 따라 협의하여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로 변경되어 있다"면서 녹록지 않은 현실에 씁쓸해 했다.

정부세종청사 특수경비는 타 용역과는 다르게 용역사업본부를 2015년 과업지시서에 삽입해 필수항목에 포함했으나 2016년 과업지시서에 특수경비 인원에 대한 구체적 운영내용이 빠지면서 청사보안과 건전한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가져왔다.

이번 농성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정부세종청사 청사관리소에서 특수경비원 용역사업을 시행한 것은 청사 보안을 위한 것인데, 정작 청사 보안을 담당하는 현장 특수경비 인력을 줄이는 잘못된 과업지시서를 묵인하는 청사관리소의 판단 때문에 정부세종청사 방호와 보안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 정부세종청사 전경(사진=세종인뉴스)

현장근무 특수경비원 J 씨는 "근무지에서 근무를 서다가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응당 조치해야 하는데 이것이 2인 1조가 이루어지지 않는 근무지가 많다 보니 온전한 조치가 되겠는가"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농성장에서 만난 특수경비직 조합원 H 씨도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은 헌법과 노조법에 보장된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노동3권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노동조합과의 교섭에 대해 지연 해태를 밥 먹듯이 해왔는가 하면, 근로자들에게 반말과 폭언, 잦은 경위서 작성 등에서부터 조합원에 대한 물리적 폭력까지 가했다"며 "이에 대해 검찰로부터 구약식 벌금형까지 받았고, 최근에는 사측의 징계로 부당해고를 당한 경비원이 판결을 받아 복직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는 대한민국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으로 막대한 국가예산을 투입해 만든 국책도시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할 만큼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하고 있는 일반 국민인 파견용역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 정부청사 특수경비 임무자들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권침해 등 복지사각지대의 고통을 호소하며 집회하고 있다.(사진제공=독자)

이들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용역 비정규직 근로자(특수경비원)들은 "정규직화해야 고용안정이 된다"면서 "우리의 노숙농성을 계기로 조속히 정부세종청사 특수경비 비정규직 차별 문제가 해결되어 현장에서 보안업무에 충실하고 싶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목소리를 냈다.

차수현 기자  chaphu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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