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우리 아이 결핵예방 주사 잘 알고 동의하셨나요?

10명중 1명만 실제 결핵으로 진행되는, 고 1학생 잠복결핵 선제적 약물 투약, 신중하게 접근해야한다.

▲ (사)보건교육포럼 임원진들이 국회보건복지위원장 양승조 의원을 방문 정책 간담회를 갖고 있다.

[서울=한국인터넷기자클럽] 서정분 기자= 교육부는 질병관리본부, 결핵연구원과 함께 범정부적 결핵 퇴치 정책에 따라 2017년부터 전국의 2000여개 고등학교의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감염 검사(IGRA, 혈액검사)를 실시하고, 양성의 경우에는 선제적으로 결핵약을 투약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충청남도에서 시행한 시범사업을 3년 만에 전격적으로 전국으로 확대해 실시하는 것이다.

교육부의 이같은 방침에 대해, 전국 일선학교 보건교사들로 구성된 (사)보건교육포럼에서는 독성과 부작용이 강한 결핵약의 투약으로 생기는 학생 건강 문제, 사전 동의과정의 정보 제공 미흡 등 학생 건강 보호, 투약 절차와 알 권리 측면에서 문제가 있고, 약물의 중도 중단률이 높아 내성이 생겨 추후 결핵치료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결핵 발병의 원인에 따른 보건교육 및 관리계획을 종합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현행 방침을 유보하고, 보건교사 단체와 교육부, 보건의료전문가단체의 투명한 협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학교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 지난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실을 방문한(사)보건교육포럼 우옥영 이사장(사진 왼편)과 양승조 위원장

교육부는 학부모가 동의한 고 1학생을 대상으로 잠복결핵 혈액검사(IGRA)를 실시하고, 양성으로 판정된 경우 선제적으로 6-9개월 간 항결핵약을 선제적으로 복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잠복결핵이 실제 결핵으로 이환되는 경우는 10% 내외이며, 결핵약을 미리 복용해도 결핵을 100% 예방할 수는 없다.

즉, 잠복결핵 학생 10명 중 9명은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으며 약을 복용하더라도 60~90%만 예방되기 때문에, 9개월의 고통스러운 투약 후에도 결핵에 걸릴 수 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이러한 중차대한 내용을 학교장, 학부모, 학생들, 교원들에게 널리 홍보하고 협조를 구하는 대신 3월 중순 일방적으로 전국의 보건교사들에게만 안내한 후 사업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결핵을 줄이자는 취지가 좋다 해도 이렇게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방식은 재고가 필요하다는 학교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가 제시한 잠복결핵 검사(IGRA) 학부모 동의 관련 표준 가정통신문(인폼드컨센트(informed consent)미흡) 내용은 잘 모르는 학부모의 동의가 유도될 수 있어, 학생 및 학부모가 의료 행위 등을 선택함에 있어 병의 치료나 경과 등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여 이해시킨 후에 「동의」를 얻도록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교육부가 제시한 가정통신문에는 IGRA 검사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다.

즉, 치료의 절차, 예방효과 및 약품 복용에 따른 부작용 등 검진 사업 전반에 대한 안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 및 학부모에게 동의를 얻도록 하는 것은 건강 윤리에 어긋나는 일이며, 자칫 정부에 대한 신뢰로 묻지 마 동의를 유도할 우려가 있다.

▲ (사)보건교육포럼 신미수 수석대표와 전교조 보건위원장 김종림(간호학 박사)씨 등이 결핵 투약 사업의 신중함이 필요함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IGRA(혈액검사) 시 응급 상황 대응팀 미구성, 최대 9개월 약물 치료․ 부작용 등으로 치료 중단 시 학생 안전 보호 장치 미흡하다.

잠복결핵 시범사업 당시 교육부 등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의사, 간호사 등 의료인으로 구성된 응급 대응 팀을 학교에 파견하였다. 그러나 2017년부터 전국의 학교로 확대 실시를 천명하면서, 주사 쇼크 등 응급상황에 대비한 응급 대응팀은 없이 임상병리사만 파견한 채 사업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

학교는 의료시설이 아니고 유사시에 대응이 어렵다. 더욱이 선제적 치료를 시작하면, 최대 9개월 이상 항결핵 약을 복용해야 하고, 2주 내지 4주, 매달 1회 정도씩 혈액검사 등을 통해 간, 신장 기능을 체크하는 등 추구관리로 인한 학생들의 피로도가 클 우려가 있다. 또한 항 결핵약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학업 등에 대한 부담으로 치료 중단을 할 경우 이에 대한 대비책도 상세히 밝히지 않는 등 학생 안전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고등학교 1학년 잠복결핵감염 시범 사업을 추진하면서 나타난 문제점, 개선 사항 등에 대하여 현장 교사들과 공유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없이 일방적으로 확대·추진하는 과정에서 제대로 현장과 소통되지 않았다. 교육부 등은 일부 교사와 협의하였다고 하나, 보건교사의 대표적인 법정 단체인 보건교육포럼이나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보건위원회, 지역별 독립 보건교사회 등에서는 전혀 의견 요청을 받은 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 (사)보건교육포럼 김미경 공동대표, 우옥영 이사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 위원장, 포럼 신미수 수석대표, 전교조 보건위원장 김종림 박사, 포럼 김지학 정책위원 등이 의견 교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생애전환 건강검진 대상자인 만 40세의 경우에는 병원에서 안전하게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잠복결핵 검사를 시행하는 반면, 고등학교 1학년의 경우에는 병원 검진을 시행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등은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잠복결핵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즉 고1학생들은 건강검진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별도로 학교에서 혈액검사를 시행해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며, 처치의 안전성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결핵 증가는 단순히 결핵균의 활성화로만 분석하고 대응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무리한 학습부담, 아침결식, 다이어트, 햇빛 차단과 운동부족 등 다양한 문화적·사회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따라서 기침예절, 면역력 강화 등 감염병 예방법은 물론, 건강 결정 요인과 관련된 체계적인 보건교육과 더불어 학교 교육의 정상화, 청소년의 생활주기를 보장할 건강한 제도적․물리적 환경 제공 등 보다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한 중대한 보건 문제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특히 체계적인 보건교육과 생활주기 관리에 우선적으로 접근하면서, 고 위험군에 대한 최소 투약과 관리 방침을 세워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서정분 기자  jbseo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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