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창피하게 만드는 공짜 밥

6개월간 164회 식사, 한 달에 27일 먹는 공짜 밥

세종시 이춘희 시장이 매주 목요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기자회견 후 정례적으로 대변인실에서 참석 기자들을 대상으로 점심을 제공한다.

[세종인뉴스 김부유 기자] 세종인뉴스의 정보공개 청구에 따라 밝혀진 상반기 세종시청 출입기자단에 대한 대변인실(대변인 김재근·대전일보 기자 출신)의 상반기(1.1.~ 6.30.) 식사 접대비는 6개월간 모두 11,518,500원으로 이들 기자들은 한 달 동안 27일간 공짜 식사를 했다.

취재결과 이들은 매달 평균 27일, 일주일 중 월~금요일까지 매일 식사를 제공받고 주말과 명절연휴에는 식사비 지출이 없어 주5일 공짜 밥을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공개청구 내용 검토 결과, 이춘희 시장과 한경호 행정부시장도 대변인실과는 별도로 지난 상반기 6개월간 출입기자와의 오찬과 만찬비용으로 800만 원을 지출했다. 1회 식사비용으로 평균 26만9천 원꼴로 식대를 지출했다.

정보공개 자료를 분석해 보면 신문사 등록 소재지가 세종시가 아닌 일부 인터넷 언론사와 통신사 등 기자들은 자체 사무실이 세종시에 없어서인지 세종시청 대변인실과 시의회 또는 세종시교육청 소통담당관실을 방문 식사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열악한 언론사 기자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듯했다.

재미있는 것은 대변인실 특정 직원은 기자들 접대 명목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편성된 대변인실 예산’으로 총 164회 11,518,500원으로 기자들과 함께 1천만 원이 넘는 ‘공짜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청 한 공무원은 대변인실 일반 공무원이 기자들과 식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대변인을 비롯해 간부 공무원들이 이들을 접대하는 명목으로 함께 식사한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이들 대변인실 일부 특정 간부직원과 기자들은 하루 3차례 식사를 한 적도 있다. 

시청 일부 공무원은 고액 연봉을 받는 대변인실 특정 직원들은 기자들 식사 접대를 하는게 주 업무일 정도라면서 "행정수도를 꿈꾸는 세종시청"에서 시민의 혈세로 거의 매일 고정적으로 공짜 밥을 먹는 일부 기자와 공무원이 있다는 게 같은 공무원으로서 창피하다며 말끝을 흐렸다.

또 세종시청 대변인실은 매년 상당한 금액의 언론홍보비를 지출하고 있다.

상반기 지출액은 3억 9천여만 원이 넘는다. 상반기 홍보비만 4억 원 가깝게 지출하고 그도 모자라 일부 특정 기자들에 대한 무료식사 제공 예산으로 11,500,000원을 지출한 것이다.

시장(약 500만 원)과 행정부시장(약 300만 원)은 따로 전체 29회 식사를 제공하고 한 끼에 27만8천 원 정도를 지출해 총 8,000,000원을 사용했으며, 대변인실과 함께 언론인 상대로 전체 19,608,300원을 세금으로 지출해 밥을 먹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공짜 밥을 먹은 날을 평균을 내보면 주말을 제외하곤 매일 먹었다는 결과가 나와 이를 확인하는 기자도 부끄러웠다.

일부 기자들에 따르면, 공짜 밥을 먹는 기자들은 자신들이 상주할 사무실이 없거나 다른 시·도에 인터넷 신문사를 등록해 놓고 실제 그 사무실을 이용하지 못해 세종시청 대변인실로 출·퇴근을 하는 어려움 속에서 밥까지 공짜로 제공받고 있는 현실에서 세종시장 등 시청에 대한 비판 기사는 감히 쓰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인터넷 언론사 기자 J씨는 언론환경이 어려울수록 영세한 기자들은 지자체에서 주는 홍보비에 의존해서 먹고살 수밖에 없다.

그 세금으로 편성된 예산으로 언론홍보비와 밥을 사주는 공무원에 매여 사는 일부 기자들은 돈을 주는 공무원이 “갑”이고 기자는 "을”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대한민국 행정수도를 꿈꾸는 세종시에서 언론을 한다는 것은 고달픈 길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정당한 취재를 하고 때론 관련 공무원과 식사를 할 수 도 있다. 

시장과 행정부시장 역시 그렇다. 특히 세종시정 홍보라는 측면에서 정례 브리핑과 세종시 공공의 이익 등과 부합되는 기사 협조 등을 위해 식사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인터넷 언론매체 기자들은 일주일 내내 세종시청 브리핑실로 출근하며 상주해 거의 매일 밥을 시민의 세금으로 제공 받아 먹는 것은 시장의 나팔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같은 언론계에서도 외면하는 현실이다.

또 대변인실 이들 언론관련 공무원들을 비롯해, 특히 선출직 시장이나 정부 임명 행정부시장이 기자들과의 밥을 세금으로 먹는 것은 “김영란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기자 L씨는 정서상 밥을 얻어먹은 언론인들은 밥을 산 시장이나 행정부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과의 ‘인정’상 잘못된 행정권력에 대한 비판기사를 쓸 수 없어 애초 이들 언론사와 기자들에게 ‘정론보도’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씁쓸해 했다. 결국 이와 같은 평가는 부정청탁 금지를 골자로 한 '김영란 법'을 어기는 결과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주일 중 평균 5일을 국민 세금으로 ‘밥을 공짜로 사는 공무원과 얻어먹는 기자’는 김영란법에서 자유로운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 여당 소속의 이춘희 시장이 군림하고 있는 세종시청의 지방언론사에 대한 신뢰할 수 없는 홍보비 지급 기준과 일부 출·퇴근형 기자에 대한 공짜 식사 제공은 언제까지 되풀이 될 것인지 ‘대변인실 예산을 승인해 주는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예산심사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 각 부처를 비롯해 국회와 전국 지방자치단체 전체의 이런 관행을 살펴보면 국민 세금으로 한 해 상상하기 어려운 거액의 세금이 기자들을 위한 밥 값으로 지출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취재기자도 씁쓸했다.

김부유 기자  rokmc4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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